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 사장 일가가 한진칼 등 보유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11일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 별세에 따라 향후 조원태 사장 체제로의 전환이 예상되지만 조 사장이 지배구조의 핵심인 한진칼 지분을 2.34%밖에 보유하지 않은 점은 변수가 되고 있다"며 "조 사장이 그룹 경영권을 갖기 위해서는 조 회장의 지분 17.84%를 상속받아야 하는데 2000억원 안팎으로 예측되는 막대한 상속세는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한진그룹 지배구조는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그룹 지배 정점에 있고, 대한항공과 ㈜한진을 통해 계열사를 거느린 형태다.
상속세 마련을 위한 방법으로는 한진칼과 ㈜한진의 주식담보대출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데, 주식담보대출은 주식 평가가치의 50% 수준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CEO스코어가 지난해말 기준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한진칼 주식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조양호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은 한진칼 총 보유지분 28.93% 중 27%에 해당하는 7.75%를 금융권 및 국세청에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진 오너일가의 한진칼 지분은 모두 28.8%로, 조 회장이 17.84%(우선주 지분 2.40% 제외)로 가장 많고 조 사장(2.34%),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0%) 등 세 자녀의 지분은 각각 3% 미만이다. 이중 조 회장은 보유주식의 23.7%를 이미 하나은행과 종로세무서 등에 담보로 제공했다. 조 사장도 보유주식의 42.3%를 금융권 및 세무서 담보로 제공했다. 조 전 부사장과 조 전 전무도 각각 한진칼 보유 주식의 46.8%, 30.0%를 금융권과 국세청 등에 담보로 내놨다.
CEO스코어는 "신한금융투자는 보고서를 통해 한진칼 등에서 주식담보대출로 조달 가능한 금액을 609억원 수준으로 추산했지만 한진 오너일가가 이미 한진칼 보유 주식의 일정 부분을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한데다 만기연장을 거듭하는 등 빠듯한 자금상황을 보여줘 추가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속세 신고는 사망 후 6개월 안에 국세청에 해야 하며 규모가 클 경우 5년 동안 나눠서 낼 수 있다. 상속세 분납이 가능하지만 5년간 분납한다 해도 한진가의 경우 매년 최소 300억원 가량이 필요한 상황이다. 조완제 기자 jwj@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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