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1년 전 악몽이 살아나는 걸까.
롯데 자이언츠가 6연패 수렁에 빠졌다. 롯데는 14일 창원NC파크에서 펼쳐진 NC 다이노스전에서 0대4로 패했다. 지난 7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1대16 대패를 당한 뒤 이어진 연패 행진은 6경기째로 늘어났다. 시즌 전적은 7승12패가 되면서 9위로 추락했다.
악몽 같은 1주일을 보냈다. 6경기 중 1점 넘게 뽑아낸 경기는 단 1차례(13일 창원 NC전·5점)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정 훈, 전준우의 홈런포에 힘입어 나온 것. 찬스 상황에선 방망이가 헛돌았고, 응집력도 실종됐다. 득점 지원을 기다리며 마운드를 지킨 선발-불펜 투수들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나마 힘을 냈던 13일 경기에선 타선이 점수를 뽑자마자 마운드가 무너지는 등 '안되는 팀'의 전형을 보여줬다. 14일 NC전에서도 수 차례 찬스를 잡았지만, 득점은 단 1점에 그쳤다.
타선 불균형이 심각하다. 지난 4일 인천 SK 와이번즈전에서 민병헌이 손가락 골절상으로 이탈한 뒤부터 타선 균형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손아섭이 빈 자리를 채우고 있으나, 타격감이 빠르게 올라서지 않으면서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전준우, 신본기 등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4번 타자 이대호 역시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마운드 문제도 어렵긴 마찬가지. 선발진은 고사하고 불펜 활용부터 여의치 않다. 스프링캠프 경쟁을 통과했던 차재용, 정성종을 비롯해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였던 윤길현, 삼성에서 데려온 박근홍 모두 부진 속에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홀드왕'을 차지했던 오현택 역시 구위 난조 속에 지난달 말 1군 엔트리서 말소됐다. 이렇다보니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제외한 나머지 불펜 투수들이 연투를 거듭하면서 구위 하락-체력 부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아직은 덜 익은 신인 서준원이 전천후로 마운드에 오르는 상황도 이 때문이다.
최근 상황은 지난 시즌 초반 롯데의 행보를 떠올리게 한다. 극심한 타격 부진-마운드 붕괴 속에 개막전 포함 7연패를 당했던 롯데는 4월 중순이 되서야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초반에 잃은 승수와 마운드 붕괴를 메우기 위해 연투를 거듭했던 불펜 투수들의 체력부담과 그로 인한 기복은 결국 시즌 막판 5강 싸움에서 발목을 잡히는 이유가 됐다.
시즌 초반의 연패를 누구의 잘못으로 단정지을 순 없다. 준비한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을 뿐, 잘못된 판단으로 치부하기엔 지금껏 치른 경기의 수가 워낙 적다. 반전의 계기가 마련된다면 언제든 상황은 바뀔 수 있다. 지난해 흐름도 그랬다. 결국 투-타 전력 및 자신감 회복을 연패탈출의 실마리로 꼽을 수 있다.
스스로 위기를 헤쳐 나아갈 때 그 힘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거인군단의 근성이 절실하다. 롯데는 다음 주중 3연전에 KIA 타이거즈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지난해 롯데는 KIA를 상대로 10승6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했다. 하지만 KIA는 선두 SK 와이번스에 위닝시리즈(2승1무)를 거두고 부산으로 향한다. 상승세다. 롯데로선 넘어야할 산이 만만찮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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