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이석현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시즌 후반기와 올 시즌 초반 상황이 전혀 다르다. 이석현은 지난해 7월 정원진(24)과의 맞트레이드로 FC서울에서 포항으로 이적한 뒤 18경기를 모두 선발로 나서 5골 4도움을 기록했다. 전북전 해트트릭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포항 내부에선 스플릿A 진출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선수로 평가한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K리그1 7라운드 현재 선발출전 3회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출전시간이 전년 약 88.3분에서 62.3분으로 26분가량 줄었다. 포항 최순호 감독은 강원FC~제주 유나이티드~성남FC와의 최근 3연전에 정재용(28)과 김용환(25)을 중원에 배치했다. 이석현은 강원전에 벤치에 대기했고, 제주~성남전에선 연속해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했다.
최순호 감독이 이석현을 '제1옵션'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이석현이 투입될 경우 경기에 차이를 만들 정도의 움직임을 보인다는 거다. 이석현은 터치, 패스, 문전 침투 등 다양한 능력을 지닌 미드필더다. '에이스' 김승대와 호흡도 좋다. 둘은 제주전에서 동점골을 합작했고, 성남전에서도 몇 차례 공을 주고받으며 공격 활로를 열었다. 최 감독은 최근 이석현을 선발투입하지 않는 이유가 "(패스)연결이 부드럽지 않아서"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작년에 이석현의 패스 연결 확률이 85%라면 올해는 70% 이하로 떨어졌다"고 설명을 더 했다. 실제 패스성공률을 알 수 있는 데이터는 없지만, 적어도 김승대와 공을 주고받으며 상대 수비진을 뒤흔든 건 분명하다.
경기 외적인 요인도 존재하는 듯하다. 최 감독은 이석현이 "심리적으로 가라앉은 상태"라고 판단한다. 이유가 있다.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1990년생으로 올해 서른이 된 이석현은 입대 나이가 지나 상주상무에 입단하지 못한다. 사회복무요원으로 약 2년간 대체복무하면서 K3리그(4부)를 누벼야 한다. 문제는 입대시기다. 이석현은 언제 입영통보가 날아올지 몰라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 관계자는 "여름이면 여름, 가을이면 가을, 이렇게 입영 날짜가 정해지면 거기에 맞춰서 (마음의)준비할 것이다. 그런데 이석현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며 입대를 앞둔 직장인 또는 학생을 예로 들었다. 프로선수이지만 비슷한 마음일 거라는 것이다.
포항 입장에선 언제까지 이석현만 바라볼 순 없다. 포항은 지난 3월 울산 현대에서 정재용을 영입했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중원을 책임질 자원이라는 점에선 일종의 대체자라고 할 수 있다. 활동량이 많은 측면 수비수 김용환을 중앙 미드필더로 포지션 변경하는 시도도 하는 등 이석현이 떠난 이후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K리그 130경기에 출전한 경험과 축구센스를 장착한 이석현을 선발기용해야 한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포항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7경기에서 단 2승(1무 4패)에 그치며 9위에 내려앉았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석현은 2013년 인천에서 데뷔해 2015년부터 서울에서 활약했다. 2018년 여름 포항에 입단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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