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저 불안하지 않으세요?"
스프링캠프때 일찍이 4선발로 확정됐던 이영하는 '10대1 인터뷰'에서 김태형 감독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자신이 없다는 뜻이 아니었다.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먼저 선발로 확정된 사실이 스스로 기쁘기도 하고 책임감이 더 막중해졌다는 뜻이었다.
이영하는 꾸준히 두산이 가장 기대를 거는 선발 자원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자리가 없었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2명에 장원준 유희관이라는 확고한 선발 투수들이 있었다. 여기에 지난해 선발로 전환한 선배 이용찬은 풀타임 15승을 거두며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이영하는 대체 선발로 출발해 5선발로 시즌을 마쳤다. 데뷔 첫 10승도 챙겼다. 하지만 늘 선발 로테이션을 변경할 때, 보직 변경 가능성이 가장 높은 투수는 이영하였다.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선발 투수가 중간 롱릴리프로도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공에 힘이 있을때 가능하다. 구위도 좋고, 힘도 있고, 체력도 좋은 이영하가 늘 1순위였다.
올 시즌에는 처음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지만, 장원준이나 배영수가 선발로 진입할 경우 이영하가 다시 롱릴리프로 갈 확률도 있었다. 하지만 이영하는 흔들림 없이 자신의 투구를 이어갔다.
지난 3일 KT 위즈를 상대로 6이닝 1실점 호투하면서 시즌 첫승을 거둔 이영하는 14일 LG 트윈스전에서 무려 8이닝 무실점으로 완봉에 가까운 호투를 펼치며 2승을 챙겼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나선 이영하는 7이닝 4안타 3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KIA가 연패에 빠져있는 팀이어도 타격 컨디션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다. 전날(19일)에도 두산 투수들은 KIA 타자들과 힘겨운 싸움을 펼쳤었다. 하지만 이영하는 최고 147km까지 찍힌 직구로 힘겨루기에서 앞섰다. 완급 조절과 위기 탈출 능력도 돋보였다. 6회말에 나왔던 유일한 1실점도 희생플라이였다. 적시타는 허용하지 않았다.
타자들이 득점 지원까지 빵빵하게 밀어주면서, 이영하는 이날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지난 시즌까지 포함해 개인 8연승이다. 작년 8월 10일 KT전(4이닝 5실점) 이후 패전이 없다. 운까지 따른다.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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