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을 받는 프로 선수들의 이면엔 이후의 삶에 대한 고민이 한가득이다. 짧은 기간 활약을 토대로 긴 인생을 설계해야 하는 입장에선 씀씀이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게 사실이다. 타인의 삶을 둘러볼 여유를 갖기 쉽지 않은 배경이다.
NC 다이노스 박석민(34)의 기부릴레이는 그래서 더 의미가 깊다. 박석민은 29일 엔씨문화재단과 함께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강원도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1억원을 기탁했다. 지난 1월 창원 지역 8개 중학교 야구부에 1억원 상당의 야구 용품을 기부한지 3개월 만에 두 번째 활동에 나섰다. 누적 금액은 2억원은 박석민의 올 시즌 연봉(7억5000만원)의 27%에 달한다. 구단 모기업 산하인 엔씨문화재단과의 공동 기부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적지 않은 금액이다. 박석민은 NC 구단을 통해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신 분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라며 "이미 많은 분들이 기부에 참여하고 계시지만 내 기부 소식으로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희망을 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석민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NC 입단 이듬해인 2016년 형편이 어려운 모교 후배 야구 선수들을 위해 2억원을 쾌척한데 이어, 2017년엔 경남 양산의 추락사 유가족을 위해 1억원을 기부하고 NC 홈 경기에 초청해 아픔을 위로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마산 용마고, 김해고, 양산 물금고 등 지역 고교 야구부 후배들을 위해 1억원 상당의 야구 용품을 기부한 바 있다.
박석민은 프로 입문 이후 유쾌한 이미지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NC에서도 더그아웃 분위기를 이끄는 밝은 선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선행 만큼은 진지했다. NC 관계자는 "기부 초반만 해도 박석민이 구단에 알리길 꺼려했다. 하지만 관련 보도가 나간 뒤 반향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기부를 통해 다른 이들이 동참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박석민은 "기부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조금 더 활성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계속 주변에 따뜻함을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을 배려하고 사회에 긍정에너지를 전파하려는 박석민의 이런 노력이 진정한 '프로의 품격'이 아닐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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