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난다. 그들의 미묘한 관계는 첫 만남에서 어떤 모습일까.
권 혁(36)이 5월 1일 1군에 돌아온다. 두산 베어스는 이날 좌완 투수 권 혁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할 예정이다. 지난 2월초 선수 등록 기한이 지난 후 두산과 계약한 권 혁은 육성선수 등록 규정상 5월 1일부터 1군 엔트리에 등록될 수 있다.
계약 직후 곧장 일본 오키나와 1차 스프링캠프 훈련 장소로 날아가 두산의 새로운 동료들과 훈련을 시작했던 권 혁은 그동안 퓨처스리그에서 뛰면서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총 8경기에 등판했고 1승2홀드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했다. 복귀 날짜가 가까워질 수록 구속이나 구위가 좋아지는 모습이었다. 연투도 하면서 실전과 최대한 비슷하게 몸을 만든 권 혁은 등록을 코앞에 두고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공교롭게도 복귀전이 마침 대전 한화 이글스전이다. 두산은 30일부터 5월 2일까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3연전을 치른다. 권 혁의 1군 복귀전도 1일 혹은 2일 한화전이 될 확률이 크다.
지난 2002년 삼성 라이온즌에서 프로에 데뷔한 권 혁은 삼성에서만 10년 넘게 뛰었다. 2014시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던 그는 한화와 4년 계약을 하며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한화에서 보낸 4년은 강렬했다. 2015년 78경기로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경기를 소화하면서 혹사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고, 이듬해에도 66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논란이 생길만큼 권 혁은 당시 한화의 필승조 불펜을 상징하는 투수였다. 데뷔 후 가장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화와의 작별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았다. 부상 등으로 2017년 37경기 등판, 지난해 16경기 등판에 그쳤던 권 혁은 계약 4년이 지났지만 FA 재자격을 얻지는 못했다. 그런 와중에 앞으로 등판 기회가 적을 것이라 판단한 권 혁은 자유계약선수로 풀어달라며 방출을 요청했다. 사실상 타팀으로 이적하고 싶다는 강력한 의사 표시였다.
한화 구단은 고심 끝에 권 혁을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줬다. 물론 결론을 내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선례가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다른 선수들에게도 연쇄 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한화가 결단을 내렸고, 그 결과 권 혁은 두산으로 이적할 수 있었다.
옛 동료들과의 재회는 반갑겠지만 경기에 돌입하면 그때부터는 자존심 대결이다. 첫 만남에서 누가 웃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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