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들의 판정과 판단에 대한 어필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했다. 핵심 사안은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전 도중 발생한 양팀 사령탑의 설전과 같은날 대구 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전에서 심판의 판정에 항의하다 헬멧을 집어던진 김상수에 대한 징계였다. 상벌위는 두산 김태형 감독에게 제재금 200만원, 롯데 양상문 감독에게 엄중 경고를 했고, 김상수에게는 제재금 50만원을 확정했다.
진짜 핵심은 상벌위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바로 고의성 여부다. 논란이 촉발된 원인은 두산 벤치가 롯데 구승민이 정수빈에게 던진 사구를 고의적인 빈볼이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정수빈에 앞서 정병곤도 사구를 맞았고, 두산이 9-2로 크게 앞서 롯데와의 3연전 스윕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또 한번 몸에 맞는 볼이 나왔다. 변화구였다면 충분히 빠질 수도 있지만, 직구가 정수빈의 등을 제대로 맞춘데다 여러 정황상 빈볼을 의심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절대 빈볼이 아니라고 밝혔기 때문에 더이상의 진실공방은 불필요한 소모전일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심판진의 정리가 먼저였다면 양팀 사령탑의 충돌도 없었을 수 있다. 정황상 빈볼을 의심할 수 있는 장면인데도 심판진은 특별한 액션이 없었다. 두번째 몸에 맞는 볼이 나온 직후 구두 경고라도 줬다면 상황이 이만큼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김태형 감독이 지나치게 흥분해 폭언을 한 것은 분명히 잘못됐지만, 심판진의 대처도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여러 야구계 관계자들도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의 폭언과는 별개로 고의성에 대한 현장의 판단이 먼저 나왔어야 했다. 상벌위는 빈볼 여부를 논할 수 없다. 판단은 전적으로 현장의 몫이다. 심판진이 당시 빈볼이라는 의심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벌위도 논할 수 없었다.
100% 일치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2015년 한화 이글스 투수 이동걸이 빈볼을 던져 퇴장당한 후 상벌위가 징계를 내린 사례가 있다. 당시에는 현장에서 곧바로 이동걸이 던진 사구가 빈볼이라는 심판의 판단이 나왔고, 이후 상벌위가 열려 이동걸에게 5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200만원, 선수단 관리 소홀을 이유로 김성근 한화 감독과 한화 구단에 각각 제재금 300만원, 500만원을 부과했었다.
김상수에 대한 처분도 아쉬움이 남는다. 김상수는 헛스윙 여부에 대한 항의를 했다. 1루심은 스윙을 선언했지만, 느린 화면으로는 배트가 나가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김상수에게만 제재금이 부과됐다.
KBO는 상벌위가 끝나고 심판들에게 경기 중에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판단할 것을 요청했다. 순간적인 상황 판단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보다 엄격하고 빠른 결단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야 불필요한 판정 어필에 대한 단호한 대처가 설득력을 얻을 것이다.
대전=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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