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잃어버린 '용'은 다시 승천할 수 있을까. 한때 K리그1을 대표하던 전남 드래곤즈가 K리그2에서도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고는 해도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하루라도 빨리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자칫 K리그2에서도 꼴찌의 멍에를 쓰게 될 듯 하다.
전남은 지난해까지 K리그1에 있던 팀이다. 그러나 지난해 K리그1 최하위(12등)에 그치며 '기업구단 중 최초 자동강등'의 불명예를 기록했다. 2019시즌은 전남이 K리그2에서 맞게 된 첫 시즌이었다. 지난해의 수모를 기억하는 전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파비아노 수아레스 감독에 이어 '팀 레전드' 출신인 김남일 코치를 영입하며 반등의 의지를 불태웠다. 더불어 모기업 포스코 역시 새롭게 조청명 사장을 선임해 팀의 부활을 진두지휘하도록 했다.
하지만 10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전남의 부활은 요원하게만 보인다. 2승3무5패, 승점 9점으로 간신히 꼴찌를 벗어난 9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6경기에서 1승3무2패에 그쳤다. 그나마 5~8라운드에서는 4경기 연속 무패(무-무-무-승)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추스르는 듯 했지만, 9~10라운드에 연패에 빠지며 다시 휘청이고 있다. 이미 K리그2 꼴찌를 경험하기도 했는데, 11라운드 결과에 따라 다시 꼴찌로 추락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10위 서울 이랜드(1승4무5패)와의 승점차이가 2점 밖에 나지 않기 때문이다.
전남은 11라운드에서 현재 리그 4위인 수원FC(4승2무4패, 승점 14점)와 맞붙는다. 결코 쉽지 않은 상대다. 수원은 최근 6경기에서 2승2무2패로 선전했다. 최근 3경기에서도 2승1패(승-패-승)로 승점 6점을 추가했다. 전남은 역대 상대전적이 1승3무로 수원전 무패를 자랑하지만, 이건 과거의 이야기일 뿐. 현재 전남 전력은 무승부를 장담하기도 쉽지 않다.
스쿼드에도 악재가 있다. 외국인 미드필더 유고비치가 경고 누적으로 수원전에 뛰지 못한다. 유고비치는 비록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지만, 경험이 풍부하고 공수의 연결고리를 해줄 수 있는 선수였다. 공백의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건 지엽적인 악재일 뿐이다. 많은 축구인들이 근본적으로 올 시즌 전남이 보여주고 있는 축구의 형태가 상당히 소극적이고, 수비에만 치중한다는 점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사실 올해 부임한 파비아노 감독은 애당초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했다. 지난 K리그2 미디어데이에 나온 미드필더 한찬희는 "감독님은 기본적으로 상대 진영에서 압박하고 공격적으로 하는 축구를 원한다. 미드필더진부터 앞으로 밀고 나가 비록 공을 뺐기 더라도 상대 진영에서 다시 공격권을 찾아오는 식의 공격적인 축구로 지난해 강등으로 실망하셨을 팬들에게 만족감을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개막 이후 두 달이 넘도록 이런 '공격 축구'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전남은 리그에서 가장 적은 24개의 유효슈팅만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2.4개꼴에 불과하다. 현재 리그 최하위인 서울 이랜드(39개)보다 적다. 당연히 팀 득점(7점)도 대전과 함께 공동 꼴찌다. 그렇다고 수비력이 막강한 것도 아니다. 팀 실점(16점)은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다. 골득실차(-9)가 리그 최하위인 이유다.
그럼에도 수아레스 감독은 늘 "결과가 아닌 내용을 봐달라"는 주문을 한다. 하지만 내용면에서도 전남은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전남 팬들이 가장 크게 실망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근본적으로 수아레스 감독의 지휘력에 의문점이 제기되는 이유다. 만약 수원전마저 패배한다면 감독과 구단을 향한 팬들의 원성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과연 전남은 이런 상황을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11라운드 수원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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