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점프대를 거꾸로 뛰어 올라가보면 어떨까.'
2011년 어느 날. 오스트리아 전 국가대표 육상 선수이자 오스트리아 100m 단거리 최고기록 보유자였던 앤드레아스 베르게(58)가 엉뚱한 생각을 했다. 차를 타고가다 지나친 스키 점프대를 보다가 문득 스친 엉뚱한 상상.
그냥 생각만 하는 단계에서 그쳤다면, 공상이나 망상에 그쳤겠지만 그는 달랐다. 이 생각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극한 스포츠 후원을 자주 진행해 온 레드불이 이 아이디어를 채택해하면서 새로운 익스트림 스포츠가 탄생했다. 2011년 9월 25일 오스트리아 타우플리츠에서 총 247명이 참가자로 시작된 조촐한 대회는 8년이 지나 국제적인 익스트림 스포츠 이벤트, '레드불 400'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 15개국 17개 지역에서 대회가 열려 총 1만3000여명이 참가했고, 총 누적 참가자수는 3만4000명을 넘었다. 한국에서도 올해 처음 열린다.
레드불 코리아와 '레드불 400' 대회를 탄생시킨 베르게 프로젝트 매니저가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레드불 400 코리아'의 개최를 밝혔다. 오는 9월 28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에서 처음으로 한국 대회가 열린다. 총 길이 400m의 스키 점프대를 달려올라 가는데 최종 도착점의 높이는 140m에 이른다. 또한 경사도는 30~37도인데, 전체 구간의 75%가 37도에 해당한다.
레드불 코리아는 5월부터 7월까지 예선과 결승전 진출자격을 부여하는 총 5회의 시드전을 열어 53명의 초청 선수를 우선 선발한다. 여기에 소방관 릴레이에 참가하는 80명의 소방관도 초청한다.
시드 초청권을 얻지 못한 일반 선수들은 대회 당일 유료(참가비 개인 8만원, 팀 26만원)로 참가할 수 있다. 레드불 코리아 측은 유료 참가인원 규모를 500여 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회는 남·여 개인과 , 남자 릴레이, 혼성 릴레이, 소방관 릴레이 등 5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베르게 매니저는 "1988 서울 올림픽에서 선수로 뛴 경험이 있는데 한국에 다시 방문해 감회가 크다. 이번 레이스가 한국인의 저력과 도전정신을 세계에 알릴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400m 레이스는 보통 육상 레이스에서도 가장 힘든 거리다. 이 거리를 평지가 아닌 경사면에서 달리는 게 도전 정신과 모험심이 뛰어난 러너들에게 최고의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대회를 만든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전 스키점프 국가대표 김현기도 참가를 결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현기는 "매번 밑으로만 내려가던 스키점프대를 거꾸로 올라간다고 생각하니 신기하다. 굉장히 힘들 것이라는 건 짐작할 수 있다. 선수 때도 훈련 과정에서 계단 뛰기 등으로 경사로를 뛰어봤는데 스키점프대의 테이크 오프 지점까지만 가도 엄청 힘들었다. 선수 은퇴 후 살도 좀 쪘는데, 많은 훈련이 필요할 것 같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광화문=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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