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와 폴리아티스트, 영화 '성춘향' 등 이질적 요소들을 하나로 묶어낸 레트로 음악극 '춘향전쟁'(작 경민선, 작곡 신창렬, 연출 변정주)이 오는 6월 5일부터 23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공연된다. 정동극장의 올해 '창작ing 시리즈' 첫번째 작품이다.
'춘향전쟁'은 1961년 1월,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과 홍성기 감독의 '춘향전'이 열흘 간격으로 개봉했던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두 편의 영화는 쟁쟁한 감독들뿐 아니라 당대 최고의 배우 최은희, 김지미를 내세운 라이벌 전으로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개봉 전에는 젊은 춘향과 베테랑 감독이 만난 '춘향전'의 승리가 예견됐으나, 결과는'성춘향'의 완승이었다. 이 작품의 제목인 '춘향전쟁'은 당시 두 영화의 대결을 빗댄 기사에서 따왔다.
'춘향전쟁'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실제 사건에 작가의 상상력과 음악적 실험성을 접목해 진정한 의미의 뉴트로를 지향한다.
1961년 서울. 통행금지 직전. 내일이면 그 유명한 춘향전쟁이 시작된다 이때, 영화상영 준비에 한창이어야 할 신상옥 감독이 한양녹음실의 문을 박차고 들어온다. 영화 '성춘향'의 폴리아티스트 세형이 원본 필름을 들고 잠적해버렸기 때문이다. 과연 신감독은 무사히 필름을 극장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인가? 세헝은 도대체 왜 필름을 가지고 잠적한 것일까?
소리꾼은 신상옥 감독과 변사의 1인 2역을 맡아 주인공과 화자를 오가며, 작품을 이끌어간다. 마치 무성 영화를 무대에서 재현하는 것과 같다. 반면 폴리아티스트 역의 배우는 실제 영화 '성춘향'의 영상에 소리를 덧입히는 장면을 보여주며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음향의 세계를 시청각적으로 전달한다. 여기에 창작국악그룹 '그림THE林'의 세련된 음악이 함께 어우러진다.
'춘향전쟁'은 영화적 소재 외에도 김일의 박치기, 통행금지, 시발택시 등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소재들이 끊임없이 등장시켜 '레트로(복고)'의 감수성을 고스란히 재현한다.
신창렬 작곡가는 "음악을 표현하는 방식의 확장을 보여주고 싶다"며 "악기가 음향효과의 도구가 되고 소리꾼의 목소리는 또 다른 악기가 될 수 있다. 소리가 갖고 있는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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