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가 없다. 사상 초유의 사태다.
KBL은 16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동의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개최한다. 안건은 하나다. 창원 LG가 제기한 김종규(LG)의 FA(자유계약) 사전 접촉 의혹에 대한 심의다.
상황은 이렇다. FA 1차 협상 마감일이던 15일, 손종오 LG 사무국장이 KBL센터를 찾았다. 마감 시간을 단 10분 남긴 오전 11시50분이었다. 손 국장은 KBL 관계자들과 한 시간 넘게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오후 1시10분쯤 회의실을 나선 손 국장은 약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구단에서 최고액을 제시했음에도 선수는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얘기했다. 그 과정 속에서 일어난 정황들이 아쉬움이 있는 부분이 있어서 연맹과 상의했다"고 말했다. 구단은 보수 총액 12억 원(연봉 9억6000만 원/인센티브 2억4000만 원)에 5년간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이 말한 '의심스러운 상황'은 FA 사전접촉 의혹이다.
KBL은 다급해졌다. LG가 조사를 요청한 직후 긴급 회의를 가졌다. 불과 40여 분 후인 오후 1시50분 보도자료를 통해 김종규의 FA 자격 공시 보류를 공식 발표했다. 김종규는 KBL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타 구단과의 협상이 전면 금지된다.
KBL은 매우 당황한 모습이다. 관계자는 "선수와 구단의 분쟁이다. 이 범주에서 봤을 때 매우 중요한 안건"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전례가 없는 상황이다. 홍보팀 관계자는 "정확한 판단은 재정위원회가 개최된 뒤에 얘기할 수 있다. 이런 일이 없었기에 당혹스럽다"고 상황을 전했다. 실제로 그동안 거물급 FA의 사전 접촉 의혹은 항상 제기됐다. 하지만 입증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입증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LG는 김종규에게 '12억원', '사전접촉 의혹'을 제기했다. 오히려 일각에서 LG의 의도적 '김종규 죽이기'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KBL은 16일 오후 재정위원회를 개최한다. KBL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선수에게 심의를 요청할 수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건은 선수의 얘기를 들어봐야 하는 상황이다. 말을 하는 사람과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구단의 얘기는 들었다. 선수의 얘기도 들어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종규는 LG가 제기한 사전접촉 진상조사 심의에 응해야 한다. 다만, 심의는 대면 혹은 유선 통화로 가능하다. KBL 관계자는 "김종규의 재정위원회 참석 여부는 당일에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L의 규정에 따르면 FA관련 사전모의 등이 확인될 경우 구단은 다음 시즌 신인선수 1라운드 선발 자격을 박탈당한다. 선수는 해당 구단과 계약 해지 및 만 2년 간 KBL 등록말소 된다. 2년 후 해당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으로 이적해야 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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