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이임생 감독(47)이 18일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 후반 19분께 투입한 교체카드는 수원이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임생 감독은 울산 이동경(21)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바그닝요(29)의 자책골로 1-2 끌려가던 상황에서 반전카드로 매탄고에 재학중인 고교생 공격수 오현규(18)를 선택했다. 전지훈련지에서 남다른 퍼포먼스로 믿음을 준 신예를 기용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다. 하지만 이임생 감독에겐 사실 선택지가 없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한의권(24)을 대신해 바그닝요가 투입된 이후 벤치에 남은 공격 자원은 오현규와 한석희(23) 둘뿐이었다. 둘은 각각 올해 수원 1군에 합류한 신인이다. 이날이 K리그 3번째 출전 경기일 정도로 경험이 일천하다. 오현규가 골문을 살짝 벗어난 슈팅으로 울산을 위협하긴 했지만, 경기를 뒤집는 소위 '게임체인저'가 되기엔 역부족이었다.
K리그1 12라운드 현재 단독 선두를 달리는 울산 벤치와는 무게감이 달랐다. 울산은 이날 후반 10분 선제골을 기록한 이동경을 대신해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이근호(34)를 투입했다. 후반 33분에는 황일수(31)가 믹스(28)를 대신해 경기장에 들어섰다. 리드하고 있는 분위기상 전방 공격수 주민규(28)는 벤치에 대기했다. 후반 40분 김도훈 울산 감독(48)이 마지막으로 사용한 카드는 주니오(32)를 빼고 수비수 이명재(25)를 투입한 것이었다. 현장을 찾은 한 축구계 관계자는 "울산이 이근호를 조커로 기용하는데, 수원이 오현규를 투입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수원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임생 감독도 기자회견에서 "울산 스쿼드가 좋은 게 사실"이라고 했다.
문제는 수원이 당분간 현재 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이임생 체제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용된 호주 출신 타가트(25)가 내전근 부상으로 3주가량 결장한다. 전술상의 이유로 선발과 교체를 오가던 데얀(37)이 타가트 복귀 전까지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당장 26일 대구 원정경기부터 오현규 또는 한석희에게 과감하게 선발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이임생 감독은 "오현규는 문전 앞 슈팅 능력이 좋다. 기다리면 골이 터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수원은 12라운드 현재 3승 4무 5패 승점 13점으로 8위에 처져있다. 반전을 위해서라면 무슨 수라도 써야 할 처지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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