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은 백하룡 작, 최진아 연출의 연극 '뼈의 기행'을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16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1945'(2017), '얼굴도둑'(2018), '고독한 목욕'(2019) 등 꾸준히 호평 받아온 국립극단 창작 신작 시리즈의 맥을 잇는 작품으로, 혼란스러운 우리 역사를 지나온 한 개인의 삶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비춘다.
인생 끝자락에서 비로소 부모의 유골을 찾아 길을 떠나는 70대 노인 '준길'의 이야기이다. 2004년 어느 날, 노년의 준길은 부모의 유골을 수습하기 위해 옛 만주 땅인 중국 흑룡강성 목단강으로 떠난다. 인천항에서 다롄항을 거쳐 다시 기차를 타고 하얼빈으로 가는 길, 열세 살 당시 준길의 기억이 마치 현재처럼 생생하게 펼쳐지는데….
어릴 적 이별한 탓에 임종도 못 지킨 부모님의 '뼈라도 모셔오겠다'는 일념으로 시작된 여정은 경북 김천 금릉에서 인천을 거쳐 중국의 다롄, 그리고 하얼빈까지 이어진다. 이장을 위해 떠난 준길의 개인사는 해방 직후의 혼란과 전쟁, 이산가족 등 우리 근현대사와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 있다. 여기에 각박한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준길의 아들 학종의 이야기까지 진솔하게 담아낸다.
'뼈의 기행'은 작가 백하룡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현실감 넘치는 맛깔 나는 대사, 그리고 나라와 지역을 넘나드는 다양한 방언은 연극에 경쾌함을 더한다. 최진아 연출은 단출한 소품을 이용해 기차와 부두, 여관방, 선술집 등으로 무대를 변화무쌍하게 탈바꿈시킨다.
'1945', '고도를 기다리며', '톡톡' 등 장르를 넘나들며 어떤 역이든 자신의 색깔로 소화해온 배우 박상종이 준길로 분해 절실함을 연기한다. 최진아 연출과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춰온 배우 이준영은 학종을 맡아 아버지가 답답하기만 한 40대 아들의 면모를 보여준다. 제55회 동아연극상 연기상에 빛나는 배우 이수미는 어딘가 의뭉스러운 중국동포 보따리상으로 변신한다.
다양한 지역의 방언이 어우러진 '뼈의 기행'을 위해 배우들은 전문적인 방언 지도로 경상도 및 이북 사투리를 익혔다. 이북 방언에서도 특히 지역별로 세밀하게 차이를 두었다. 티켓 가격은 전석 3만원.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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