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LG 킬러'의 면모는 오간데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또다시 2승 달성에 실패했다. 레일리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LG전에서 5⅓이닝 동안 10안타(1홈런) 2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에 그쳤다. 앞선 10차례 등판에서 단 1승(6패)에 그친 레일리는 이날 타선 활약 덕에 패전을 면했지만, 투구 내용과 결과 모두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레일리가 던진 투구수는 총 91개.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64%(18개).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46㎞ 였지만, 전체적으로 볼끝에선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제구나 볼배합 모두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 놓고도 유인구로 도망가는 피칭을 했고, 이는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상대 타자들의 눈에 공이 익으면서 안타로 연결되는 효과로 나타났다.
좌-우 타자를 상대할 때마다 크게 드러났던 편차도 이날 만큼은 '불균형'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았다. 이형종에게 만루포를 맞는 등 여지없이 약한 면모를 보였으나, 좌타자 이천웅, 김현수, 오지환에게도 6차례나 출루를 허용했다. 이형종에 만루포를 내준 이후 레일리는 차츰 안정을 찾아갔지만, 이미 투구수는 크게 늘어난 상황이었다.
레일리는 2015년 KBO리그 데뷔 이래 LG전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KBO리그에서 거둔 유일한 완봉승도 2016년 4월 14일 LG전(9이닝 8안타 무4사구 10탈삼진)이었다. 레일리가 당초 로테이션이었던 23일 광주 KIA전을 건너뛰고 LG전에 등판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거듭된 부진 속에 크게 떨어진 자신감은 LG전에서의 좋았던 기억까지 사라지게 만들었다.
거듭되는 레일리의 부진 속에 롯데 벤치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톰슨-김원중과 함께 그나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왔던 레일리마저 부진의 해답을 찾지 못한다면 마운드 상태는 회복불가능한 상황까지 몰릴 수 있다. 지난해 전반기 부진 뒤 레일리가 팔각도 조정으로 반전의 실마리를 잡은 바 있지만, 최근 구위나 제구를 보면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롯데 양상문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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