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vs 블루 전쟁. 대구의 이른 무더위만큼 뜨거운 혈전이었다.
대구FC와 수원 삼성의 K리그1 13라운드 경기가 26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렸다. 양팀 모두 무조건 이겨야 했던 경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혈투가 벌어졌다. 하지만 어느 팀도 웃지 못했다.
대구는 수원전을 앞두고 승점 22점으로 4위를 지키고 있었다. 수원전을 승리하면 승점 25점의 FC서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상위권 팀으로서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다. 수원은 더욱 절박했다. 7위 강원FC가 승점 19점으로 달아난 가운데, 13점의 수원은 어떻게든 승점 3점을 추가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하위권으로 완전히 떨어질 위기였다.
경기 전부터 양팀의 기세 대결이 치열했다. 대구 홈팬들은 경기 시작 3시간 전 티켓을 동냈다. 하지만 수원전은 다른 홈경기와 비교해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인기팀 수원의 원정팬들이 대거 대구로 내려온 것. 원정팀에 배정하던 500장의 티켓이 부족해 수원전에는 원정팀에 약 1000여장의 티켓을 할당했고, 이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수원팬들은 1만여 대구팬들의 함성 소리와 맞먹는 엄청난 응원전을 선보였다. 플레이, 판정 하나하나에 양팀 팬들의 환호와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DGB대구은행파크 개장 후 처음 연출된 분위기였다.
경기에서도 불꽃이 튀었다. 초반부터 양팀 선수들의 육탄전이 벌어졌다.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선수가 속출했다. 수원은 전반 최성근과 신세계가 거친 플레이로 경고를 받았다.
주도권은 대구가 잡았다. 대구 특유의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이 수원전에서도 잘 먹혀들어갔다. 하지만 이날 에이스 세징야의 몸이 조금은 무거웠다. 대구는 수 차례 결정적 찬스를 잡고도 마무리를 하지 못하며 선제 득점을 하지 못했다. 수원은 타가트의 부상 결장이 뼈아팠다. 공격에서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하고 대구에 흐름을 내줬다.
양팀은 승점 3점을 위해 후반전에도 일진일퇴 공방전을 벌였다. 전반 공격에서 부진하던 수원도 점차 페이스를 찾으며 대구를 위협했다. 데얀-사리치 두 외국인 선수가 공격의 활로를 풀었다. 전반 교체 투입된 한의권이 날카로운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좀처럼 대구의 골문을 열리지 않았다.
경기 결과는 0대0 무승부. 대구는 주중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광저우 원정 여파인지 선수들의 몸놀림이 전체적으로 무거웠다. 경기 종료 직전 강윤구의 골이 성공됐으나, 그 전 에드가가 헤딩을 시도하다 고의로 손을 사용한 게 적발돼 노골 처리됐다. 에드가는 경고까지 받고 말았다.
수원은 대구의 강력한 수비에 공격을 풀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후반전 데얀을 빼고 오현규를 투입하는 용병술을 썼지만,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대구는 이날 걸그룹 '모모랜드'를 DGB대구은행파크에 초대했다. 경기 전 시축도 하고, 전반 종료 후 축하 공연도 했다. 홈팀 대구 유니폼을 입은 모모랜드 멤버들이 인사를 하며 "대구FC 파이팅"을 외쳤다. 그러자 수원팬들이 엄청난 야유를 퍼부었다. 크게 당황한 모모랜드 멤버들은 어쩔줄 몰라하다 "다같이 파이팅"을 외치며 공연을 이어갔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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