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정현석 기자]'임의탈퇴→임의탈퇴→은퇴'
올시즌 프로야구에서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선수들의 말로다.
LG 윤대영, SK 강승호, 그리고 삼성 박한이. 술로 인해 사실상 선수 생명이 끝난 비극의 주인공들이다.
윤대영은 지난 2월 캠프에서 중도 귀국한 뒤 음주 후 차를 몰다 신호대기 중 잠들었다. 4월 SK 내야수 강승호는 음주운전 중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전날 밤 술을 마신 박한이는 27일 아침 9시 자녀 등교를 위해 숙취 운전을 하다 접촉사고를 냈다. 현장 출동 경찰이 음주측정을 실시한 결과 면허정지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65%가 측정됐다.
앞선 두 선수에 비해 박한이는 조금 안타까운 측면이 있긴 하다. '밤새 잠을 잤으니 깼겠지' 하는 안일한 판단이 화를 불렀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어쨌든 '음주운전'이란 결코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다. 늦었지만 본인도 통렬한 반성을 했다. KBO와 구단 징계와 별도로 고심 끝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은퇴를 결심했다. 박한이는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내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 징계,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가 있더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 무엇보다도 저를 아껴주시던 팬분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라며 석고대죄 했다. 삼성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레전드. 19년 간 쌓아올린 공든탑이 하룻 밤 술 한잔 속에 녹아 내리고 말았다.
야구계는 우리 사회의 하부 문화다. 사회 분위기가 바뀌면 야구계의 분위기도 바뀐다. 과거 음주문화에 관대하던 시절이 있었다. 마치 음주가 풍류인 듯, 주취 감형이 비일비재하던 시절도 있었다. 야구계도 크고 작은 음주 사고들이 수면 아래서 조용히 지나가는 경우도 제법 많았다.
하지만 광고 문구 처럼 시대도, 문화도 변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음주에 관대하지 않다.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란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정부도 강경대응을 천명했다. 야구계도 예외는 아니다. 관대함도, 구제도 없다. 원스트라이크면 바로 아웃이다.
술,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음주 운전은 절대 안된다. 아무리 소량을 마셨더라도, 아침에 숙취운전 가능성이 단 1%만 있더라도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된다. 단 한번의 실수 조차 만회할 기회도, 돌아올 기약도 없다. 음주운전은 곧 야구와의 결별을 의미한다. 음주운전이 이렇게 무섭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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