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정현석 기자]약이 오를만 했다.
첫 두 타석 모두 볼넷. NC 2번 김태진을 상대한 삼성 선발 원태인 이야기다.
4일 대구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vs NC전. 김태진은 첫 타석 6개, 두번째 9개를 던지게 했다. 특히 3회 두번째 타석은 집요하게 커트를 하며 원태인을 괴롭혔다.
3회까지 던진 50여개의 공 중 무려 15개를 김태진에게 던졌다. 이날 볼넷 3개 중 2개를 배트를 반토막만 잡고 나선 김태진에게 허용했다.
두번째 타석, 볼카운트 2-2에서 결국 볼 2개를 골라 출루하는 순간 원태인의 표정이 살짝 찡긋했다. 약이 오른다는 표정이었다.
경기 운영 능력은 10년 차를 방불케 하는 고졸 신인. 당하고만 있을 선수가 아니었다.
원태인은 2-2에서 빠른 견제를 했다. 동작도 빨랐고, 견제 제구도 뛰어났다. 1루 주자 쪽으로 잘 제구됐다. 깜짝 놀라 귀루한 김태진은 가까스로 세이프.
'더는 안하겠지' 하는 순간 또 한번 원태인의 공습이 이어졌다. 빠른 견제가 전광석화 처럼 이뤄졌다. 이번에는 더 정확하게 주자가 돌아오는 라인선상으로 절묘하게 제구가 됐다. 태그아웃. 빚을 갚은 원태인은 주먹을 휘두르며 격하게 환호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5회 무사 1루에서 투수 앞 느린 땅볼 때 과감하고 정확한 송구로 1루주자 베탄코트를 2루에서 포스아웃 시키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갈수록 향상되는 경기운영 능력을 엿볼 수 있었다. 제구도 갈수록 날카로워 지고 있다. 코너 제구 뿐 아니라 상하 제구도 점점 더 완벽에 가까워지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 수록 실투를 눈에 띄게 줄여가고 있다.
이날도 위력적인 투구로 타율 1위 NC를 완벽하게 봉쇄했다. 특히 직전 잠실 LG전에서 멀티 홈런을 날린 타격 1위 양의지를 피해가지 않았다. 이른 카운트에 승부를 봤고, 호수비 도움 속에 범타 처리했다. 결과가 좋았다. 선발 5이닝 동안 80개를 던지며 2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
9회초 벤치에서 선배 우규민의 손을 꼭 쥐고 기원했던 한달 만의 소중한 프로 데뷔 두번째 승리였다. 신인답지 않은 꾸준함. 2점대(2.87) 평균자책점이 입증한다.
"승리보다 긴 이닝을 던지는게 중요하다"고 의젓하게 말하는 루키는 "그래도 2점대 평균자책점은 만족스럽다"며 활짝 웃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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