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NC 외국인투수 에디 버틀러(28)가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마운드 위에서 기행을 벌였다.
버틀러는 6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애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딸 소피아의 심장 수술로 인해 잠시 자리를 비운 뒤 복귀전. 25일 SK전 이후 12일 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1회 잠시 제구가 흔들리며 첫 실점을 했지만 이후 안정을 찾았다. 4회까지 안정된 투구를 이어가며 삼성 백정현과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문제는 0-1로 뒤지던 5회말이었다. 선두타자 이학주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던진 커브가 높았다.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는 순간 화를 참지 못했다. 3루쪽으로 돌아 글러브를 손에서 벗겨낸 뒤 축구를 하듯 오른발로 글러브를 뻥 차 버렸다. 땅에 떨어진 빈 글러브가 덩그러니 남았다. 원현식 주심이 바로 경고조치를 했다. NC벤치도 돌발 상황에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NC 이동욱 감독이 통역을 대동하고 직접 올라가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대가는 컸다. 땅볼과 폭투로 1사 3루에 몰린 버틀러는 김상수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으며 2점째를 내줬다. 팽팽한 투수전 흐름을 생각하면 아쉬운 추가 실점이었다.
이날 라이온즈파크에는 휴일을 맞아 많은 관중이 찾아 경기를 즐겼다. 팬 앞에서 가장 높은 곳, 마운드에 서있는 투수가 자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글러브를 차는 이상한 행동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 선수의 격을, 소속팀 NC의 격을, 더 나아가 리그의 격을 떨어뜨리는 부적절한 행동이다. 외국인 투수로서 KBO리그를 무시하는 행동이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
팀 동료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생후 5개월인 버틀러의 딸 소피아는 지난달 말 미국 피닉스의 한 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았다. NC 관계자는 "수술이 잘됐다"고 전했다. 안타까운 사정을 전해들은 NC 선수단은 소피아의 쾌유를 기원하는 응원 메시지 및 유니폼, 마스코트 인형을 버틀러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그런 훈훈한 동료들 앞에서 자기 분을 못 이겨 벌인 추태는 부끄러운 일이다.
가뜩이나 이날은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했던 6월6일 현충일이었다. 여러모로 적절치 않았던 버틀러의 기행이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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