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또 뛴다. 지금 보여줄 수 있는 건 오로지 '패기'와 '스태미너', 훈련에 대한 '열정' 뿐이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에 극적으로 합류한 김보경(30)은 지금 그 어떤 선수보다도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어느 새 '베테랑'의 범주에 드는 선수지만, 마치 대표팀 막내처럼 훈련 때부터 구슬땀을 아끼지 않는다. 이번 대표팀 합류가 그만큼 김보경에게는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김보경은 벤투 감독이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달게 됐다. 6월에 치르는 A매치 2연전(7일 호주전, 11일 이란전)에 드디어 출전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원래는 이번에도 대표팀에 못 들어갈 뻔했다. 당초 지난 5월 27일 벤투 감독이 발표한 대표팀 명단에는 김보경의 이름이 없었다. 간절히 바라던 태극마크는 이번에도 멀어진 듯 했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권창훈(디종)이 소속팀 경기에서 다치는 바람에 갑자기 자리가 났고, 벤투 감독이 이 자리에 김보경을 부른 것이다. 권창훈의 부상은 안타까운 소식이나 김보경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됐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김보경은 대표팀 합류를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후배의 부상도 안타깝거니와 자신이 실력 경쟁에서 A대표로 곧바로 발탁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기 때문. 그래서 더더욱 훈련에 열심히 임하는 중이다. 벤투 감독의 마음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사로 잡아 대표팀의 주요 전력으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겠다는 각오가 굳다.
김보경은 지난 3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 소집 후 곧바로 시작된 훈련 때부터 전력으로 임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대부분의 선수들이 소속팀 경기를 치르고 돌아온 후 회복 훈련에 매진했는데, 김보경은 황희찬 이재성 손준호 나상호 김진수 황의조 백승호 등과 함께 미니 게임조에 편성돼 열심히 운동장을 뛰어다녔다. 훈련을 지켜보는 벤투 감독에게 자신의 진가를 알리기 위한 열의가 엿보였다.
사실 김보경은 여러 면에서 벤투 감독과 잘 맞을 조건을 갖췄다. 기본적으로 기술이 다양하고, 완성도가 좋다. 또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그간 벤투 감독이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래 강조했던 스타일이다. 벤투 감독 역시 "멀티 플레이어를 활용하면 경기 중 여러 상황 변화가 있을 때 교체 카드를 쓰지 않고서도 대응이 가능하다"며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중용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결국 관건은 김보경이 자신이 갖고 있는 기량을 얼마나 대표팀에 잘 맞게 풀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그는 신중하다. 벤투 감독이 내리는 지시 사항,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에 매우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과연 김보경이 이번 A매치를 계기로 벤투호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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