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정현석 기자] "긍정이 보약입니다."
부쩍 더워진 날씨, 힘들지 않느냐는 말에 NC 최고참 손시헌(39)의 답이다.
"뭘 따로 더 챙겨먹고 하는 건 없어요. 그저 긍정적인 생각으로 매 경기 임하는게 보약인 거 같습니다."
1980년생. 우리나이로 마흔살이다. 하지만 손시헌에게서 세월의 흔적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동안 외모도 그렇고, 청춘을 방불케 하는 플레이도 그렇다. 여전히 배트를 강하게 돌리고, 수비할 때 푸드워크는 여전히 간결하고, 송구도 탄력이 넘친다. 회춘 플레이, 벌써 주춤했던 지난해 성적은 훌쩍 넘었다. 8일 현재 44경기에서 0.294의 타율에 2홈런, 9타점. 8일 창원 KIA전에서는 4-4로 팽팽하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이동욱 감독의 기대에 멋지게 부응했다.
세월을 거스르는 활약. 비결이 있다. 바로 세월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다. 손시헌은 나이를 느끼지 않는다. 그저 지금 이 순간, 현재를 살 뿐이다.
"제 위치는 백업이죠. 출전 기회가 주어지면 그 순간 최선을 다한는거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라운드에 서 있을 때까지는 그래야죠."
외면하고 있는 세월, 실제로는 참 많이 흘렀다. 2003년 프로 입단 후 올해가 어언 17년째다. 1500경기를 훌쩍 넘게 뛰었다. 하지만 그는 대화 중 의미심장 한 이야기를 던진다. "후배 백업 선수들에게 많이 배우게 돼요. 제가 슬라이딩 열심히 하고, 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게 (이)상호 같은 열심히 하는 선수들 때문이에요. 벤치에 출전 기회를 달라고 하는 게 아니고요.(웃음)"
베테랑 오브 베테랑도 배운다. 자극받고, 이 악물고 수비하고, 타격하고, 뛰고 또 뛴다. 끝내기 안타는 이렇게 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결과물이었다.
무대 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없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다수의 선수가 최고참을 뛰게 한다. 최선을 다하는 최고참은 다시 후배들을 뛰게 한다. 선순환이다. 지난해 최하위 NC가 많은 난관 속에서도 고비를 넘기며 꿋꿋하게 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비결이다. 그 보이지 않는 중심에 잔치를 끝낼 마음이 없는 최고참 손시헌이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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