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주 였다.'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브록 다익손(25)이 자신의 SNS에 남긴 첫 마디다. 실망과 좌절 속에 보낸 1주일 간의 마음고생이 그대로 묻어나는 말이다.
지난 3일 SK 와이번스가 다익손을 웨이버 공시할 때 현장에선 대부분 '예상 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11경기서 3승(2패)에 그쳤고, 평균 구속이 140㎞ 초중반에 그치는 다익손이지만, 평균자책점이 리그 전체 11위(3.57)에 9이닝당 삼진(7.95개) 전체 10위, 삼진-볼넷 비율(3.22) 전체 11위 등 지표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 더워지는 날씨 속에 구속 향상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했다. 하지만 '왕좌 사수'를 결의한 SK는 헨리 소사의 손을 잡는 쪽을 택했고, 다익손에게 이별 통보를 건넸다. 다익손은 SK로부터 소식을 접한 뒤 굵은 눈물을 흘렸다. 그만큼 아쉬움이 컸다.
이후 1주일의 시간은 불안과 초조의 연속이었다. 권토중래를 꿈꾸며 찾은 한국 무대에서도 '실패' 선고를 받은 뒤 미래는 깜깜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무대로 돌아간다고 해도 기약 없는 마이너 생활 이상을 바라기 어려운 시점. 롯데에서 열린 재도전의 기회는 그래서 다익손에게 소중할 수밖에 없었다. 다익손은 SNS에 '롯데가 내게 KBO리그에서 뛸 수 있는 또다른 기회를 준 것에 흥분된다. 다음 챔터를 쓸 준비가 돼 있다. 롯데 합류가 기대된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전 소속팀 SK에 대해서도 '한국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준 SK에 매우 고맙다. SK 팬들은 내 커리어에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응원을 보내줬다. 매일 밤 야구장을 즐겁게 만들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계약 절차를 마무리 지은 다익손은 11일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전을 치르는 롯데 선수단과 첫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SK를 떠나 롯데의 품에 안긴 다익손은 과연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 롯데는 다익손이 SK 시절에 비해 한층 나은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에서 11경기를 치르면서 한국 타자들의 특성을 어느 정도 파악했고, 제구와 투구수 관리, 경기 운영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SK에서의 실패 경험이 롯데에서의 성공 의지를 더욱 불태울 가능성이 높다.
롯데는 다익손 합류로 브룩스 레일리-김원중-장시환-서준원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게 됐다. 우타자 상대에 어려움이 큰 레일리, 체력 부담이 많은 김원중 문제가 걸려 있으나, 선발 전환한 서준원의 호투가 이어지고 있고, 장시환도 시즌 초반보다 불안감을 줄여가고 있다. 다익손이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준다면 최근의 마운드 부담은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익손을 대신해 SK에 합류했던 소사는 국내 복귀전에서 8실점 패전으로 고개를 떨궜다. 롯데로 자리를 옮긴 다익손의 활약은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과연 다익손은 SK에서 흘린 눈물을 롯데에서 환희로 바꿀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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