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어휴, 눈부셔."
금의환향한 이강인(발렌시아)이 처음 꺼낸 말이었다. 쏟아지는 카메라 플레시 세례가 싫지 만은 않은 모습이었다.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우승 기적을 써내린 U-20 축구 대표팀이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태극 마크를 가슴에 품은 어린 선수들은 지난 한 달 동안 감동의 드라마를 써내리며 축구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강인 외에는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선수들인데, 이번 대회를 통해 깜짝 스타로 발돋움했다. 대표팀이 입국하는 인천공항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백여명의 팬들이 모여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학교에 가기 전 선수들을 보기 위해 들렀는지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보였다. 이른 아침 시간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인파였다. 방송사들은 선수들의 입국 장면을 실시간 중계하기도 했다.
대표팀 선수단을 태운 항공기는 당초 오전 6시25분 인천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때문에 새벽 5시경부터 취재진과 팬들이 선수단을 기다렸다. 당초 예정보다 약 40분 지연된 7시5분경 비행기가 착륙했고, 선수들은 8시경 입국 게이트를 통과했음에도 자리를 떠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일부 팬들은 선수를 응원하는 플래카드를 만들어오기도 했고, 들어오는 선수들에게 "수고했다"며 큰 소리로 파이팅을 외쳐주기도 했다.
선수들도 자신들의 업적을 자랑스러워하고, 이런 환대를 즐기고 있었다. 대회 MVP인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한국, 그리고 폴란드 현장에서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주장 황태현(안산)은 "폴란드에 있을 때는 (반응이) 이 정도일 줄 몰랐는데, 한국에 오니 역사적인 일을 해냈다는 걸 느낀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이은 선방쇼로 엄청난 인기를 얻은 골키퍼 이광연(강원) 역시 "'빛광연'이라는 별명을 한국에 와서 들으니 뿌듯하다. 보여드린 게 많이 없는데, 이렇게 사랑을 보내주신다면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양한 전략, 용병술로 팀 승리를 이끌며 '제갈용' 별명을 얻은 정정용 감독도 벅찬 심경을 밝혔다. 정 감독은 "한국땅을 밟으니 실감이 난다. 우리 국민들이 U-20 팀을 사랑하고, 애정을 갖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도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이번 월드컵이 일장춘몽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이 선수들이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더 발전해야 한국 축구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 황태현은 "경기를 많이 뛰었든, 못뛰었든 각자 위치에서 성장하고 느낄 수 있었던 대회였다. 선수들이 각자 소속팀에서 잘할 수 있도록 해서, 더 높은 곳에서 만나자고 얘기했다. 각자 개인적으로 노력을 많이 해야한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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