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결과였다.
'고졸 신인' 김기훈(19)이 '괴물 루키'란 별명을 되찾았다. '8전9기'만에 프로 데뷔승을 거뒀다.
김기훈은 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개인 최다이닝(6⅔)을 소화하면서 1안타밖에 내주지 않는 특급피칭을 펼쳤다. 고무적인 건 관건이었던 볼넷을 1회(3개)와 2회(1개) 이후 1개도 내주지 않았다. 볼넷 없이 무실점 승리를 챙겼다는 건 공격적인 피칭을 했다는 방증이다. "안타를 맞을 것 같아 두려워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내려갔던 2군 생활은 그야말로 '약'이 됐다. 제구력 교정과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양일환 곽정철 2군 투수 코치의 조언이 19세 어린 투수의 심리를 잡아줬다. 김기훈은 "1회 위기 상황에서 다시 예전의 모습이 나와 불안했지만 2군에 있을 때 양일환 곽정철 코치님의 '루틴만 생각하고 던져라'는 조언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막혔던 혈을 뚫었으니 이제 김기훈에게 바라는 건 '꾸준함'이다. 다만 '롱런'을 위해선 다양한 구종에 대한 제구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겉으로 드러났다. 이날 김기훈의 총 투구수 100개였다. 이 중 80개를 패스트볼로 던졌다. 체인지업(14개)과 슬라이더(6개)도 던졌지만 초반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자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전략을 바꿨다. 장점을 살리려는 취지였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변화구 제구는 여전히 불안했다고 볼 수 있다.
김기훈은 "초반에 제구가 안되면서 힘든 경기를 했다. 3회부터 제구가 잡혀 자신감을 가지고 던졌다. 또 내 장점이 직구이다 보니 장점을 믿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실상 하나의 구종만으로 키움 타선을 1안타로 막아냈다. 다만 직구도 구속과 제구가 받쳐줄 경우 강력한 무기가 된다. 상하좌우 코스 공략만 잘해도 타자들에게 맞설 수 있다. 올해 반발계수를 낮춘 공인구 변화에 따른 '투고타저' 현상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원 피치만으로는 롱런이 어렵다. 26일 키움전에선 7회 1사까지 26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땅볼 아웃을 유도한 건 3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플라이 아웃이 13차례나 됐다. 패스트볼이 힘이 있을 때는 타자들이 밀리지만 투수의 힘이 떨어지거나 타자들이 노림수를 가지고 들어오면 속수무책으로 난타를 당할 수 있는 것도 패스트볼이다. 때문에 김기훈이 좀 더 수월하게 경기운영을 하고 꾸준함을 보이기 위해선 반드시 보유하고 있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제구력을 더 향상시켜야 한다. 고척=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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