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기대는 또 한번 실망으로 끝났다. 삼성 외국인 투수 저스틴 헤일리가 아쉬운 피칭 끝에 조기강판 했다.
헤일리는 30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K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 SK 에이스 김광현과 맞섰다. 에이스 맞대결이라 하기엔 다소 무색한 상황. 이날 경기 전까지 김광현과 헤일리는 극과극의 행보를 걸어왔다. 김광현은 최근 8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반면, 헤일리는 5월11일 롯데전 이후 7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가 전무했다. 3실점 이내를 논하기 전에 최다 소화이닝 자체가 단 5회에 불과했다.
'이번만큼은'하는 기대는 어김없이 실망으로 바뀌었다. 부상 이후 구위가 뚝 떨어져 자신감을 상실한 헤일리는 김광현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불과 4이닝 만에 7안타와 3개의 4사구로 6실점한 뒤 고개를 떨군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수는 73개, 탈삼진은 없었다.
구위는 여전히 밋밋했다. 패스트볼은 140㎞ 초반에 불과했다. 회전수도 많지 않아 공 끝도 무뎠다. 그러다보니 슬라이더 등 변화구 유인구에 의존하는 패턴으로 투구수가 많아졌다. 8경기째 노 퀄리티스타트. 3점 이내는 커녕 6이닝도 소화하지 못했다. 정상적인 외국인 투수라고 보기 힘든 피칭의 연속이다.
투구 내용만큼 좋지 않았던 부분은 어두운 표정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내내 얼굴이 굳어 있었다. 적시타를 맞으면 쓸쓸하게 고개를 떨구기 일쑤였다. 스스로의 투구에 만족하지 못하는 표정. 매 이닝 주자를 내주면서도 여유와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잃지 않은 상대 선발 김광현과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그라운드 가장 높은 곳인 마운드 위에 선 투수는 모든 야수의 시선이 모이는 곳이다. 야구가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자신감 없는 표정은 금물이다. 지켜보는 모든 야수들의 의욕이 꺾인다. 투수가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이날 삼성 야수들은 에이스 김광현을 씩씩하게 상대했다. 5회까지 매 이닝 득점권에 출루하며 이기기 위해 애썼다. 헤일리가 미리 진 것 같은 표정을 지어서는 곤란했다.
삼성은 헤일리 대체 외국인 투수를 물색중이다. 시기적으로 시장상황이 만만치 않다. 삼성으로선 한편으로는 워낙 좋았던 시즌 초 한달의 기억에 대한 일말의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반전의 희망은 긍정적 마인드에서 시작된다. 몸과 마음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모습. 헤일리가 스스로를 궁지에 몰고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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