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난해 두산 베어스는 '커리어 하이' 풍년을 맞았다.
타자 중 대부분이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그 전 시즌까지 두자릿수 홈런 기록이 없었던 최주환은 지난해 26홈런-108타점으로 놀라운 시즌을 보내며 한 단계 성장했다. 4번타자 김재환도 44홈런으로 데뷔 첫 40홈런을 돌파하며 정규 시즌 MVP(최우수선수)와 홈런왕을 석권했고, 김재호 역시 데뷔 첫 10홈런 돌파와 더불어 16홈런 달성, 오재원도 데뷔 최다인 15홈런을 터뜨렸다. 허경민 역시 데뷔 후 최고 타율(0.324)과 첫 10홈런을 달성했다. 주축 타자들이 대부분 최상의 시즌을 보내면서 두산도 그 힘을 원동력으로 삼아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뭔가 다르다. 두산은 현재 단독 2위를 지키고 있다. 개막 초반부터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하다가 지금은 SK 와이번스와 더불어 2강 체제를 구축했다. 3위 키움 히어로즈가 많이 쫓아왔지만 2위인 두산이 부진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경기 내용적인 면을 뜯어보면 아쉬움이 있다.
가장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 타격이다. 사실 타격 지표를 뜯어보면 두산의 팀 타율이나 출루율, 삼진 대비 볼넷, 득점, 타점, 경기당 득점, 득점권 타율 등 대부분의 지표가 중상위권이다. 결코 나쁘지가 않다. 그러나 격차가 느껴지는 대목이 바로 홈런 개수와 순장타율이다. 시즌 초반 중상위권을 유지하던 홈런 개수는 어느새 8위(49개)가 됐다. 지난 시즌 191홈런으로 전체 4위였던 상황과 대조적이다. 선수들 개개인의 홈런 행진이 주춤한 영향이다. 특히 6월들어 순장타율(장타율-타율)이 0.083으로 리그 최하위다. 리그 평균인 0.113에 크게 못미치고, 순장타율 1위인 삼성 라이온즈(0.161)와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개개인의 컨디션 차이나, 몸 상태, 타격 페이스 영향도 있지만 공인구 영향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리그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와중에 두산이 받고있는 영향이 더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지난 시즌 개인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것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과 의욕이 앞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도 "저는 장타자가 아닌데 작년에 워낙 결과가 좋다보니 어느 순간 의식을 하고 있더라. 공도 그렇고 환경이 작년과 다르기 때문에 내가 해결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희생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 같다. 후배들도 잘 안풀린다고 실망하는 티를 내는 것보다 생각을 바꾸는 게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어느 팀이나 기복은 있다. 가라앉은 시기가 있으면 또 상승세를 탈 시기도 분명히 온다. 두산은 개막 후 아직 타격이 화끈하게 터진 달이 없었다. 일단 흐름을 타면 언제든 무서워지는 팀이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그 때가 언제냐가 관건일 뿐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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