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기나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별 일이 다 생긴다.
주축선수들의 부상 이탈은 피할 수 없는 과정. 갑작스러운 공백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팀 순위가 바뀐다.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고, 오히려 똘똘 뭉쳐 위기를 벗어나는 경우도 있다.
KT 위즈는 주포 강백호의 부상 이탈 이후 연승을 달렸다. 중심선수 이탈이 선수단에 각성효과를 불러 일으킨 결과였다.
주축 선수 두명이 한꺼번에 이탈한 삼성 라이온즈 역시 전화위복을 노리고 있다. 구자욱 김헌곤이 이탈한 날. 삼성은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0-2로 뒤지던 9회말 박해민의 동점 적시타와 이학주의 끝내기 안타로 3대2로 승리했다. 선수단이 똘똘 뭉친 결과였다.
이학주는 "덕아웃 분위기가 좋았다. 9회말에 선두 (공)민규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할 수 있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잇단 비보 속에서도 이례적일 만큼 담담했다. "구자욱 김헌곤 이탈이 아쉽지만 또 젊은 선수들이 올라와 제 몫을 해줄 것"이라며 예언 같은 믿음을 드러냈다. 그 말 그대로였다. 외야 공백 속에 지난 4월25일 이후 75일 만에 1군 무대를 밟은 외야수 이성곤은 2루타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날카로운 타격을 선보였다. 대주자로 나선 박찬도 역시 9회 무사 1루에 문경찬의 바깥쪽 꽉 찬 공을 제대로 밀어 좌전안타를 날렸다.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천금 같은 활약이었다.
주축 2명이 빠진 타선은 김동엽과 이학주의 동갑내기 타자들이 듬직하게 메웠다. 김동엽은 이날도 멀티히트를 날리며 10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지난달 25일 복귀 이후 40타수 15안타로 0.375 . 15안타 중 5안타가 장타다. 홈런이 3개, 2루타와 3루타가 각각 1개씩이다. 그 10경기 중 멀티히트가 무려 5경기나 된다. 이날 경기에서는 6회 빨랫줄 같은 직선타로 홈런성 타구를 날리기도 했다.
5번에 배치된 이학주도 타선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2사 1,3루, 연장승부로 갈 뻔 한 상황을 집중력 있는 승부로 기어이 끝내기 안타를 뽑아냈다. 문경찬의 5구째를 당겨 우익수 뒤에 떨어뜨렸다. 4월18일 포항 키움전 이후 두번째 끝내기 안타.
이학주는 "주축 선수 2명이 빠졌다고 해서 안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강)민호 형이 미팅을 소집해서 잘해보자고 하셨다. (김)상수와 저는 중고참으로서 분위기를 끌고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 했다.
4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삼성. 갑작스러운 불운을 전화위복 삼아 짜릿한 반전의 계기로 만들 수 있을까. 남은 선수들의 의지에 달렸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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