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최근 21경기에서 15승5패1무, 놀라운 반전이 아닐 수 없다.
'막내 구단' KT 위즈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강철 감독 체제로 레이스를 벌인 지 4개월 만에 KT는 만만히 볼 수 없는 팀이 됐다. 3년 연속 최하위를 포함해 최근 4년간 승률이 3할7푼5리였던 팀이 1군 참가 5년 만에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변모한 것이다. 고민하고 연구하며 다독이는 이강철 감독의 지휘 방식이 결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KT는 지난 1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6대4로 승리했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7이닝을 1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은 게 컸다. 최근 4연승을 이어가는 동안 선발투수들이 모두 승리를 따냈다. KT가 '선발 야구'를 한다는 사실에 놀라는 이들이 많다. 선발진이 탄탄한 팀은 무서울 게 없다. 전날(16일) 두산을 7대2로 누르고 잠실구장 9연패의 사슬을 벗은 것도 선발 배제성의 호투 덕분이다. 배제성은 상대 세스 후랭코프와의 선발 맞대결서 5⅓ 2안타 2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이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게임을 만들어 주니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고 했다. 그래서 5위 NC 다이노스를 사정권에 둔 KT의 추격전이 흥미롭다.
사실 KT는 지금 온전한 전력이 아니다. 특히 타선은 주력 멤버들이 부상으로 빠져 있어 선발 라인업 짜기도 수월치 않다. 강백호가 지난달 25일 부산 경기서 수비를 하다 펜스에 부딪히며 손 부상을 입었고, 황재균과 박경수는 각각 손가락 부상과 허리 통증으로 지난 주말 엔트리에서 빠졌다. 세 선수는 올시즌 합계 28홈런, 131타점을 올렸다. 웬만한 팀 클린업트리오가 한꺼번에 빠진 것이다. 여기에 마무리 김재윤이 어깨 부상으로 빠진 지 두 달이 넘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이달 초 8연승과 최근 4연승을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을 이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에서 찾고 있다.
이 감독은 17일 두산전을 앞두고 "선수들 표정과 얼굴이 밝아진 느낌이다. 어제 잠실 9연패를 끊었는데, 이제는 선수들이 두산, LG라고 해서 주눅들지 않고 그냥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면서 "많이 성장한 게 보이고, 플레이에 자신감이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더그아웃 분위기가 좋으면 지고 있더라도 진다는 생각이 안든다는 게 선수들 반응이다. 지금 KT가 그렇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알아서 풀어갈 줄 안다. 그러니 게임 운영하기가 편해졌다"면서 "(2번타자)오태곤이 앞에서 경기를 잘 풀어주고 있고, 윤석민도 터져주고 골고루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선수들이 밝고 할 맛이 난다고 한다"며 선수들의 최근 활약상을 반겼다. 또한 이 감독은 전반기 레이스에서 가장 공헌도가 높은 선수로 포수 장성우를 꼽았다. 아픈 기간을 빼놓고 거의 전경기 선발로 나가고 어린 투수들을 잘 이끌어줬다는 것이다.
KT 선수들이 전반기 막판 팀다운 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시즌 초 타이트했던 레이스도 포함돼 있다. KT는 시즌 개막 후 5연패를 당했고, 4월말부터 5월초까지 8연패에 빠지는 등 난조를 거듭했다. 2점차 이내 패가 12번이나 됐다. 아쉽고 허탈했던 경기가 많았다는 얘기다. 이 감독은 "시즌 초중반 타이트한 경기를 많이 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그게 경험이 돼서 힘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지금은 그런 상황에서 승리로 연결되는 경기가 많아졌다"고 했다.
KT가 분위기 반전에 나설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로 지난 6월 14~16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이 꼽힌다. 첫 경기에서 선발 배제성의 난조로 패한 KT는 2,3차전을 모두 경기 후반 타선 집중력과 불펜투수들의 호투로 승리했다. 이 감독도 "당시 첫 경기를 지고 나서 다음 두 경기를 잡은 것이 컸다"고 언급했다.
이 감독은 전반기 레이스를 마치면 선수들에게 충분히 휴식을 줄 계획이다. 휴식의 중요성 때문이다. 이 감독은 "주말 금토일 3일은 쉰다. 내가 선수였을 땐 길어야 이틀, 보통 하루 쉬고 훈련했다"면서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피곤한데 훈련 하루 더 한다고 무슨 효과가 있겠나"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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