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저는 발이 빠른 편이 아닙니다."
올 시즌 도루 부문 단독 1위(22개)를 질주하고 있는 비결을 묻자 KIA 타이거즈의 '히트상품' 박찬호(24)가 내놓은 대답이다. 100m 주파 시간은 12초. 박찬호는 "도루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상수 박해민(이상 삼성 라이온즈) 고종욱(SK 와이번스) 선배님들과는 달리기 비교가 안될 정도로 발이 빠른 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스프링캠프에선 김주찬 선배님이 1등을 하셨다. (최)원준이도 직선 주루가 빠르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도루를 잘하는 걸까. 박찬호는 철저한 분석을 꼽았다. 박찬호는 "사실 퀵 모션이 너무 빨라 도루를 시도조차 할 수 없는 투수들도 많다. 그렇지 않은 투수들을 상대로 도루를 시도하는데 준비를 많이 한다. 상대 투수의 습성을 파악한다. 투구 폼을 미리 봐두는 것이 확실히 도움이 된다. 내가 안하더라도 김종국 주루 코치님께서 시키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도루는 내 감으로 시도하는 것이지만 김 코치님께서 90%는 만들어 주시는 것이다. '어떤 상황일 때 뛰어야 좋은지'를 같이 연구하신다"고 전했다.
박찬호에게 도루는 어떤 의미일까. 그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 상대 배터리와 벤치, 투수를 모두 혼돈에 빠뜨릴 수 있다. 무엇보다 내가 출루하면 뛸 것이라고 신경 쓰는 것부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성공하면 배터리들의 기분이 나쁘지 않을까"라고 대답했다.
도루왕이 되고 싶은 건 누구나 같은 마음일 터. 박찬호는 "도루왕을 의식 안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팀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면 노려야 하는 게 맞다. 도루 성공 여부는 찰나에 가려지기 때문에 몸 컨디션이 크게 작용한다. 확실히 피로감을 느끼는 날에는 발이 안나간다"고 설명했다.
2014년 KIA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는 지난해 수도방위사령부에서 현역 복무를 마친 뒤 사실상 올해부터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하는 동시에 전반기가 마감되는 시점에서 자신에게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박찬호는 "100점 만점에 80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20점은 실책 때문이다. 목표는 두 자리수 실책을 하지 않은 것인데 넘을 것 같다. 3루에서 어느 정도 적응한 것 같으면 예상치 못한 타구가 날아온다. 은퇴하신 이범호 선배님이 평생 지켜오신 3루와 배번(25번)까지 물려받았다. 당연히 부담스럽다. 다만 그 자리에서 내가 잘해서 선배를 빛내주고 싶었다. 내가 범호 선배님께 해드릴 수 있는 건 물질적인 선물보다는 그런 마음의 표현인 것 같다"고 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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