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호주 수영에이스' 맥 호턴이 쑨양의 도핑 논란에 항의하며 시상대에 오르는 것을 거부했다.
쑨양은 21일 오후,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 경영 종목 첫날 펼쳐진 남자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44의 기록, 전체 1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호주의 맥 호턴이 3분43초17로 은메달, 이탈리아 가브리엘 데티가 3분43초23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짜요!짜요!" 중국 팬들의 함성이 남부대 수영장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쑨양이 손가락 4개를 번쩍 들어올리며 4연패를 자축했다.
쑨양은 2011년 상하이 대회에서 박태환에게 밀려 은메달을 딴 후 박태환이 나서지 않은 2013년, 2015년, 2017년 이 종목 3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쑨양은 최근 혈액샘플 병을 깨는 등 도핑 검사 거부 혐의로 논란에 휩싸이며 광주세계선수권 현장에서 호주, 미국 선수들의 공개 비난을 받아왔다. FINA가 단순한 경고 처분에 그치며 세계반도핑위원회(WADA)가 FINA를 CAS에 제소, 9월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쑨양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던 맥 호턴은 쑨양의 도핑 의혹을 맹비난해온 선수 중 하나다. 이날 시상식에서 호턴은 은메달 시상대에 오르지 않음으로써 쑨양의 도핑 의혹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세계선수권 출전을 허한 FINA에 대한 항의의 뜻을 분명히 했다. 호턴은 시상식 후 사진 촬영에서도 쑨양과 거리를 뒀다. 쑨양과 동메달리스트 데티가 어색한 사진 촬영을 했다. 현장에선 FINA고위 관계자가 호주대표팀 감독을 급히 호출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중국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따르면 이들은 경기 전 웜업 때도 3-4레인에서 신경전을 펼쳤고, 호주 대표팀 출신 쑨양의 코치인 데니스 코터렐이 쑨양을 5레인으로 떨어뜨려놨다고 보도했다. 수영전문매체 스윔스왬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호턴이 "나는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어떤 선수와 시상대를 나눠가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호턴은 동메달리스트 데티에게도 시상대 거부 행동에 동참할 것을 제안했지만 데티는 "나는 동메달을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시상대에 오르고 싶다"며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경기후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쑨양은 나홀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호주 선수(호턴)가 내게 불만을 드러낼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나는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나섰다. 쑨양 개인을 무시하는 건 괜찮지만 중국은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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