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이틀 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았던 '명품 올스타전'이었다.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올스타전. 개최 계획이 잡힌 뒤부터 기대감이 컸다. 인천, 대구, 광주에 이어 또다시 탄생한 메이저리그식 최신 구장인 창원NC파크에 대한 기대감 뿐만 아니라 '팬 퍼스트' 컨셉트로 단장한 올스타전 내용도 관심을 끌었다. 선수와 팬, 마스코트가 함께 참가하는 장애물 경주인 슈퍼레이스와 고교 야구 선수를 특별 초청한 퍼펙트 피처 등 예전과 다른 볼거리들이 만들어졌다. 재미없고 지루한 그들만의 잔치에서 벗어나 팬들 앞으로 다가서고자 하는 야구인들의 열망을 담았다.
잔칫날 불청객이 찾아왔다. 제5호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19일부터 창원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 20일까지 굵은 빗방울이 이어지면서 결국 퓨처스(2군) 올스타전은 무산됐다. 각종 이벤트와 올스타 본경기도 21일 몰아서 치르게 됐다. 21일 새벽까지 빗줄기가 이어지면서 우려가 커졌다. KBO(한국야구위원회) 및 이벤트 관계자들은 오전 6시에 출근해 경기 준비를 위해 동분서주 했다. 전날까지 물바다를 이뤘던 그라운드는 관계자들의 발빠른 대처와 신구장의 배수 능력 속에 빠르게 제 모습을 찾아갔다.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올스타전. 기대만큼 재미가 넘쳤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슈퍼레이스는 KBO리그 올스타전의 '뉴 콘텐츠'로 손색이 없었다. 사연 공모로 선발된 각 팀을 응원하는 어린이팬 1명과 남녀 보호자는 그동안 자신이 응원했던 선수, 구단 마스코트와 '찰떡 캐미'를 자랑했다. 창원NC파크가 홈구장인 팀 NC가 4강에 진출하자 큰 함성과 박수가 쏟아지는 등 관중들의 호응도 좋았다. 우승을 차지한 '팀 키움'의 어린이 팬은 "마지막에 소변이 마려워서 잘 못할 줄 알았는데 잘 뛰어서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말해 경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KBO가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신설한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거머쥐기 위한 선수들의 경쟁도 올스타전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SK 와이번스 소속 선수들은 리그 선두의 여유까지 가미된 탓인지 작정한 듯 퍼포먼스를 쏟아냈다. 최 정이 안전모-공장장 복장을 하고 타석에 서는가 하면, 제이미 로맥은 별명인 '로맥아더 장군'에서 착안해 군모와 가죽점퍼, 선글라스까지 챙겨 눈길을 끌었다. NC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는 무사 1, 2루 위기에 몰리자 '루친불펜'의 도움을 받아 한글로 적힌 '루친스키' 모자를 바꿔쓰고 투구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올스타전부터 새로 도입된 선수-심판이 함께 하는 비디오판독 장면도 웃음을 자아냈다.
선수들의 '팬 퍼스트 정신'도 인상적이었다. 김태훈(SK 와이번스)은 바뀐 순서 탓에 사인을 받지 못한 팬을 위해 그라운드로 달려나왔고, 부상 중인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강백호(KT 위즈), 양의지(NC 다이노스) 역시 팬 사인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언론을 통해 최근 야구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있다. 나는 아직 어린 선수지만, 이런 현상이 리그 전체를 위해 바람직하진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팬들이 기대하는 만큼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팬서비스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실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기 팀들의 부진, 관중 감소, 각종 사건사고 등 근심-한숨이 더 많았던 2019 KBO리그 전반기였다. 창원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의 잔치는 후반기 반등의 불씨가 되기에 충분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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