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여러 하위권 팀들이 '리빌딩'을 외치고 있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최근 KBO리그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리빌딩이다. 세대 교체를 통해 선수단의 내실을 다지겠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리빌딩을 내건 인기팀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는 나란히 8~10위로 처져있다. 반면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이뤄낸 키움 히어로즈(2위)와 두산 베어스(3위)는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인 두산은 '화수분 야구'를 대표한다.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시작으로 최근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렀을 정도로 안정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요행으로 얻어낸 결과물이 아니다. 'FA 시장의 큰 손'과는 거리가 멀지만, 계속해서 유망주를 배출했다. 세대 교체도 물 흐르듯 진행되고 있다. 팀의 중심이 된 베테랑들이 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나는 순간, 2군에서 착실히 키워온 선수들이 그 자리를 꿰찬다. 그렇게 성장해 주축 선수가 된 사례가 김재호 박건우 등이다.
혜성처럼 등장한 선수들이 아니다. 2군과 백업 생활이 결코 짧지 않았다. 앞서 중고참급 선수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백업 선수들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그 결과 현재 두산의 선발 라인업은 정수빈 박건우 허경민 등 1990년생들이 채우고 있다. 즉시전력감 야수들이 가득하다. 높았던 1군 진입 장벽은 오히려 젊은 두산 선수들에게 약이 됐다. 마운드에선 함덕주 박치국 등 가능성을 보인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성공을 거뒀다. 그 안에서 중심을 잡았던 이현승 김성배 김승회 등 베테랑들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키움도 두산 못지 않은 화수분 야구를 펼치고 있다. 키움은 올 시즌 선수단 전체 평균 연차가 7년으로 리그에서 가장 어린 팀이다. 선발 라인업에도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즐비하다. 성공적인 리빌딩의 결과다. 히어로즈는 구단 사정상 주축 선수들을 모두 품을 수 없었다. 전성기를 맞이한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으면, 팀을 떠나기 일쑤였다. 그러나 히어로즈는 때를 놓치지 않은 트레이드와 육성으로 선수단을 재정비했다. 간판 스타 박병호를 만든 것도 과감한 트레이드였다. 최근 트레이드 역시 대체로 성공을 거뒀다. 2017년 KIA 타이거즈에서 영입한 이승호는 선발 한자리를 꿰찼다. 삼각 트레이드로 데려온 포수 이지영, 김민성(LG 트윈스 이적) 대신 기용한 장영석 송성문 등도 맹활약 중이다.
10개 구단이 처한 상황은 각기 다르다. 두산, 키움은 구단 살림에 맞는 리빌딩이 필요했다. 다만, 부족한 점을 메울 수 있는 스카우트 능력과 장기적인 계획이 있었기에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들의 행보는 리빌딩을 내건 구단들의 모범 답안이 될만 하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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