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카자흐스탄의 수도 누르술탄. 이곳에서는 특별한 축제가 펼쳐졌다. 카자흐스탄 관광청이 주최하는 제4회 세계민족축제(World of the Nomads)가 열린 것. 이 축제에는 개최국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아제르바이잔, 불가리아, 터키 등 총 9개국이 참가해 각 나라를 대표하는 전통무술과 공예품을 소개했다. 세계민족의 축제, 이곳에 대한민국의 씨름도 초대를 받았다.
씨름은 궁도 등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해 축제에 참가했다. 단장을 맡은 김보겸 대한씨름협회 국제위원장을 필두로 홍성태 경기대 씨름부 감독과 이재섭 박석호(이상 영남대) 김성환(중원대) 이국희(단국대) 등 선수 4명이 카자흐스탄 땅을 밟았다.
어깨가 무거웠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사실, 씨름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에 도착한 초청단은 씨름을 알리는 화려한 영상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영상 속에는 호미걸이, 오금당기기, 뒤집기 등 각종 씨름 기술이 상세히 담겨있었다. 하지만 보는 것만으로는 씨름의 매력을 100% 이해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선수들이 직접 나섰다. 시범을 통해 씨름이 얼마나 흥미진진한 스포츠인지 매력을 발산했다. 관람객을 상대로 '씨름 교실'도 진행했다. 기초 중에 기초, 샅바 매는 법부터 차근차근 설명했다. 밭다리걸기, 앞무릎치기, 들배지기 등 기술을 활용해 씨름 체험에도 나섰다. 여기저기서 '하하호호' 환한 웃음꽃이 피어났다.
씨름은 지난해 유네스코 제13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 공동 등재에 성공했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우뚝 섰다. 대한씨름협회는 씨름의 세계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협회는 천하장사씨름대회에 세계특별장사전을 특별 개설했다. 지난해에는 스페인, 뉴질랜드, 몽골, 중국, 러시아의 야쿠티아와 사할린 지역 등 5개국에서 60여 명의 선수가 모여 실력을 겨뤘다. 최근에는 전세계 어디서나 씨름 관련 자료를 볼 수 있도록 아카이브 도입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더 많은 세계인이 씨름의 매력을 접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접근법이 필요했다. 발로 '직접' 뛰는 노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협회는 그동안 스페인 등에서 열린 각종 교류전에 참가해 씨름 알리기에 나섰다. 이번 행사 역시 씨름이 세계를 향해 뻗어 나가는 귀중한 발걸음이 됐다. 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세계 각국에서 진행하는 교류전에 참가해 씨름 알리기에 노력했다. 씨름이 인류의 유산이 된 만큼 전세계인이 더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알리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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