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우리 선수들 출전시간? 제가 벤치에서 선배 역할을 해야죠.(웃음)"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유벤투스와의 친선전에 최용수 FC서울 감독과 함께 '하나원큐 팀K리그' 코치로 나서는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의 말이다. 호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이 총감독을 맡았다. K리그 레전드 김 감독과 최 감독이 코치로 벤치에 나란히 앉는다.
올시즌 리그 선두 경쟁이 유난히 첨예한 와중에 리그 1~3위팀 사령탑들이 각자의 속내를 감추고 의기투합한다. 현재 울산은 승점 48점으로 선두 전북과 승점이 같은 2위다. 최용수 감독의 서울은 승점 42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심지어 유벤투스 친선전 직후인 30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질 K리그 23라운드에서 울산과 서울은 양보없는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이번 유벤투스전에 박주호 김보경, 믹스, 윤영선 등 무려 4명이 선발됐다. 'K리그 최다'다. '1강' 전북을 제치고 팬 투표에서 팀 대표스타들이 포지션별로 고른 지지를 받으며 올시즌 리그 대세 구단임을 입증했다.
리그 12경기 무패(8승4무), 선두권을 오롯이 지켜가는 중에 올스타전 벤치에 앉는 'K리그 레전드' 김 감독의 심경은 어떨까. 주전선수들이 팬들의 사랑에 힘입어 올스타에 선발된 것이 뿌듯하고 기쁜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올스타전 후 이어지는 '승부처' 서울과의 홈경기도 내심 신경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출전시간을 둘러싼 울산-서울 감독의 '벤치 밀당(?)'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적과의 동침이 따로 없다. 김보경, 믹스, 윤영선 박주호 등은 모두 서울전 선봉에 서야할 울산의 주전이다.
서울의 경우 20일 전북전(2대4패) 후 열흘간의 충분한 회복기가 있었다. 울산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일정으로 인해 순연됐던 상주 상무전(2대2무)을 24일 뒤늦게 치렀다. 26일 올스타전에 나설 선수들은 휴식이 거의 없는 셈이다. '1위 전북, 3위 서울 감독님들께서 2위 울산 힘을 빼려고 일부러 많이 뛰게 하면 어쩌냐'는 농담에 김 감독은 '축구선배' 찬스를 내세웠다. "내가 최 감독보다 선배니까…, 얘기를 해야죠. 선배 역할을 해야죠" 했다. "최 감독이… 우리 선수들, 최대한 덜 뛰라고 하지 않을까요?"라며 웃었다.
서울과의 홈경기는 올시즌 14년만의 우승을 노리는 울산으로선 반드시 잡아야만 하는 경기다. 지난달 30일 서울 원정에서 대혈투 끝에 2대2로 비겼다. 김 감독은 안방에서 승리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서울은 최근 리그 5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상승세가 주춤한 모양새지만 김 감독은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최근 서울엔 '박동진'이라는 스트라이커가 등장했다. 서울은 언제나 자신감으로 무장한 팀이다. 선수비 후역습 등 뚜렷한 색깔을 갖춘 팀이다. 전략을 잘 짜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올시즌 우리의 목표를 이루려면 상위권 팀간 맞대결은 꼭 이겨내야 한다"더니 비장하게 한마디 덧붙였다. "그러기 위해선 '올스타 선수'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
한편으론 유벤투스전에 나설 울산 선수들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비록 친선전이지만 '월드클래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팀과 맞붙는 경험이 선수들에게 특별한 동기부여가 되기를 바랐다. 김 감독은 "(센터백) 윤영선을 '호날두 맨투맨 수비'로 붙여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월드컵 독일전(2대0승)같은 활약을 펼쳐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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