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높은 공을 건드려 줬어요."
28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2차전을 앞둔 삼성 라이온즈 덕아웃. 삼성 김한수 감독에게 상대 선발 김범수에게 유독 약했던 이유를 물었다.
김 감독은 망설임 없이 "높은 볼을 참아야 했는데 건드려줬다. 투수에게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어 좋은 흐름을 이어가게 해줬다"고 명쾌하게 진단했다.
지옥에서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예리한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지만 문제는 툭하면 흔들리는 제구력이다. 하지만 지난 2차례 대결에서 삼성 타자들은 김범수를 흔들지 못했다. 오히려 볼에 배트가 나가면서 결과적으로 도와준 셈이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범수는 삼성과의 2경기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중이었다.
원인을 정확히 알면 고치는 건 의지의 문제다. 김한수 감독은 "코치들을 통해 이러한 부분들을 선수들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삼성 타자들은 1회말 공 11개 만에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악몽이 재현되나 하던 시점. 하지만 삼성 타자들은 2회부터 김범수의 약점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시작은 선두 러프였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원석이 3루쪽 강습 타구로 실책을 유도하며 1,2루. 윌리엄슨이 볼카운트 2-2에서 몸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 유인구 2개를 참아냈다. 김범수의 탄식을 자아낸 이 볼넷이 결정적이었다. 안타 없이 만든 무사 만루에서 김동엽이 오른쪽 펜스를 직격하는 2타점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진 2사 2,3루에서 김상수의 적시타로 3점째를 뽑았다.
3-3 동점을 허용한 3회말. 삼성 타자들은 또 한번 김범수의 불안한 제구를 이용해 찬스를 만들었다. 1사 후 김헌곤이 볼넷, 러프가 사구, 이원석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만루찬스를 만들었다. 김동엽이 볼 2개를 골라낸 뒤 카운트를 잡으러 온 패스트볼을 때려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5-3이 되자 한화 정민태 투수코치가 공을 쥐고 마운드에 올랐다.
김범수는 2⅔이닝 만에 5실점(3자책)하며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올시즌 삼성전 최악의 결과. 피안타는 3개 뿐이었지만 5개의 4사구에 발목을 잡혔다.
정확한 원인 진단과 처방을 내린 삼성 벤치의 전략적 승리였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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