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29일 울산 현대가 '한 명의 김승규가 있어 열 명의 호날두가 안부러워요'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울산은 지난 26일 유벤투스와 K리그 올스타의 친선경기에 K리그 최다 4명의 선수가 발탁됐다. 박주호, 김보경, 믹스, 윤영선이 유벤투스를 상대로 공수에서 빼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3대3 무승부를 이끌었다. '호날두 노쇼'로 상처받은 팬심에 K리거들의 열정과 투혼, 팬 서비스는 작은 위안이었다. 우리가 사랑해마지 않던 '우리형' 호날두가 사실 한국 팬들의 마음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현실을 목도한 것 역시 작은 소득이었다. 남녀의 사랑이든 보통의 인간관계든 일방향적인 관계는 바람직하지 않다. 해외축구를 향한 지독한 짝사랑을 K리그를 향한 사랑으로 돌려놓을 때가 됐다는 문제의식이 흘러나오는 시점에 울산이 시의적절한 보도자료를 냈다.
올시즌 14년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대세 구단' 울산이 시동을 걸었다. 울산은 26일 울산유스 출신 국대 골키퍼 김승규의 귀환을 공식 발표했다. 울산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의 귀환을 팬들은 뜨겁게 반겼다. 10년간 울산을 응원해온 한 여성 팬이 통큰 선물을 보내왔다. 올해 여름 휴가비를 털어 '김승규를 위한 커피차'를 클럽하우스로 보냈다. '대한민국 NO.1. GK 김승규! 울산 컴백을 응원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 팬은 매년 울산 유니폼, 프리미엄 시즌권을 구입하며 팬심을 인증해왔다고 한다. 지난 10년간 김창수, 박동혁, 이 용 등 울산 출신 선수들을 꾸준히 응원해왔다. 김승규가 빗셀 고베에서 활약하던 시절엔 휴가를 내고 일본에 원정응원을 갔을 정도란다.
'연예인급 커피차' 등장에 한여름 빡빡한 일정속에 구슬땀을 흘려온 울산 선수들이 힘을 번쩍 냈다. 김승규는 "이런 큰 선물을 받아 놀랐다. 클럽하우스에 있는 모든 관계자들 몫까지 커피 200잔 정도를 준비해주셨다. 더운 날씨지만 다함께 힘내서 서울전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으로는 더 많은 것을 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승규 커피차뿐만이 아니다. 믹스의 임대 계약 연장을 축하하며 한 팬은' 맞춤형' 대용량 쌈장 박스를 선물로 보내왔다. 믹스의 특별한 쌈장 사랑은 K리그 팬들 사이에 유명하다. 고기를 비롯해 모든 음식에 쌈장을 토핑으로 쓸 정도다. 믹스는 "예상치 못했던 쌈장 선물을 받아 재미있고 감사하다. 팬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울산과 계속 함께하는 만큼, 팬들에게도 더 많은 즐거움을 선물하겠다"고 했다.
울산 현대는 울산 선수식당에 새겨진 구단의 비전을 공개했다. "우리는 프로다. 프로의 생명은 팬이다. 우리는 팬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기 위해 뛴다." 경기 전후 팬들을 위한 사인과 사진촬영은 기본이다. 90분간 투혼을 다해 달린 후에도 곧바로 퇴근하지 않는다. 수훈선수 4명이 팬들과 함께 소통하는 뒤풀이 마당을 진행한다. 경기가 없는 날엔 초중고, 아파트 단지 등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어린 팬, 지역 주민들과 소통한다. 울산 관계자는 "수천, 수억의 팬들에게 사랑받는 세계적인 축구스타들도 있지만, 팬들 한 명 한 명과 소통하고 노력하는 K리그 울산 선수들의 팬 사랑법이 팬들에겐 더 와닿을 수 있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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