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요즘 KIA 타이거즈 팬은 이런 말을 자주 한다. "터커의 여권을 빼앗아라." 6월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KIA의 대체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29)와 내년에 반드시 재계약 해야 한다는 의미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5월 중순 제레미 해즐베이커의 대체 외인 타자로 KIA 유니폼을 입은 터커는 5월 17일부터 KBO리그 첫 발을 뗐다. 적응은 보름이면 충분했다. 5월에 치른 12경기에서 2할1푼6리였던 타율을 6월 25경기를 통해 3할 턱밑까지 끌어올렸다. 3할을 돌파한 건 7월 13일 한화 이글스전부터다. 올스타전 브레이크가 포함된 7월 한 달간 16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무려 4할(55타수 22안타).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중장거리형이었다. 쳤다 하면 2루타가 기본이었다.
터커는 "KBO리그에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타격감도 좋아지고 있다. KIA에 와서 첫 1~2주 동안은 출루를 위해 노력했고 이후에는 정타를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타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를 안더라도 장타를 노려보겠다"고 덧붙였다.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수준 높은 스윙이다. 배트 중심에 맞히는 기술이 남다르다. 자신의 스윙을 한다. 미국 시절 봤던 빠른 공을 여기서도 장타로 연결시키고 있다. 변화구도 대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터커가 극복해야 할 변수는 변화구였다. 강속구로 윽박지르는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들과 달리 변화구로 유인을 많이 하는 한국 투수들 성향에 빠른 적응이 필요했다. 때문에 터커의 선구안 능력이 성공 여부를 가를 포인트였다. 터커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좀처럼 삼진을 당하는 일이 없었다. 출중한 선구안으로 볼넷을 생산해냈다. 특히 31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선 1회 초 결승 3점 홈런을 쏘아 올린 뒤 내리 4연속 볼넷을 얻어내기도. 문승원 등 SK 투수들은 터커의 배트를 헛돌리게 만들기 위해 떨어지는 변화구를 구사했지만 터커는 끝까지 참아냈다. 7월 16경기에서 삼진은 3개에 불과했고 볼넷은 경기수가 더 많았던 6월(13개)과 비슷한 수준인 12개를 얻어냈다. 터커의 진가였다.
하지만 터커는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시즌 중간에 왔기 때문에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한 시즌 규정타석은 446타석이다. 1일 현재 230타석을 소화했다. 216타석을 더 소화하려면 남은 46경기(143타석) 중 14경기 정도 4~5타석이 만들어져야 한다. 터커가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규정타석도 노려볼 만하다.
터커의 가장 큰 장점은 좋은 인성이다. 동료들과 융화도 잘 되고 용병에 대한 권위의식을 부리지 않는다. 또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진지할 뿐만 아니라 즐기려고 노력한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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