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민낯의 열연을 보여준 이설이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라온마' 콤비와 나란히 섰다.
31일 첫 방송된 tvN 새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노혜영 고내리 극본, 민진기 연출)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인생을 리셋 시켰다는 판타지 설정과 코믹을 적절하게 섞어낸 드라마로, 단 1회 만에 배우들 각자의 캐릭터 전쟁이 관전포인트가 됐다. 힘을 빼고 임하는 리드미컬한 연기야말로 캐릭터 전쟁을 주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이 지점에서 지난해 OCN '라이프 온 마스'를 통해 환상의 콤비를 보여줬던 정경호와 박성웅이 시청자들을 압도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정경호와 박성웅은 각각 10년 전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부와 성공, 젊음을 얻어내고 천재 작곡가 하립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서동천과 톱스타이자 한류스타의 모습으로 돌아온 악마 모태강 역을 맡아 첫회부터 날아다녔다. 가벼운 몸짓과 무거운 연기로 시청자들을 홀렸고 전개 속에서도 자신의 능력치를 제대로 발휘하며 "역시 '라온마' 콤비"라는 호평까지 들었다.
특히 정경호의 1인 2역은 일품이었다. 서동천과 하립을 넘나드는 연기는 두말할 것 없었고, 옆을 지키고 있는 소속사 사장 지서연(이엘)의 존재감도 누르는 연기력으로 펄펄 날았다. 10년의 계약기간 만료를 철저하게 준비해왔던 부분에서도 정경호 특유의 '연기의 맛'이 살아났다. 가볍지않은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여기에 영혼 회수 고지서를 쥐어주고 유유히 사라진 모태강, 박성웅의 연기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포인트가 됐다. 긴 대사도 과장된 몸짓, 외관도 없이 시청자들을 끈 박성웅의 연기는 '믿보배' 그 자체였다.
여기에 신예 이설까지 합세했다. 2016년 호란의 '앨리스'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이설은 고작 배우생활 3년차를 맞은 신인 배우지만, 놀라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민낯에 가까운 얼굴로 통기타를 치고 노래하고, 불행을 모두 껴안은 표정으로 정경호와 대면하는 모습들은 이설만이 표현할 수 있는 장점. 특히 전작이던 '나쁜형사'나 KBS2 '옥란면옥'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3연속 완전히 다른 연기를 보여줘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정경호와의 연기 대립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라온마' 콤비 속에 안착하며 드라마를 이끌어갈 주인공 3인방으로서의 모습을 확실하게 했다.
민낯으로도 뛰어난 존재감을 보여준 신인배우와는 달리 한껏 스타일링에 힘을 주고 등장한 이엘의 활약은 아직 두드러지지 못했다. 전작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장착한 레드립과 수트, 탈색머리, 그리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위한 연기들은 '도깨비'의 삼신할매나 '화유기'의 마비서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여전히 자신의 전작들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한 모습. 화장기 없이, 일상복에 가까운 옷을 입고 등장한 이설과의 연기 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는지는 여전히 확인하기 어려웠던 이엘의 미미한 존재감이었다.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는 첫 방송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전작이던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의 첫회 시청률인 2.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보다는 높은 3%의 시청률로 출발했다. 배우들의 열혈 캐릭터쇼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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