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생채기가 워낙 깊었다.
지난 시즌부터 악재의 연속이었다. 김 호 대표 체제 속 온갖 의혹이 쏟아졌다. 감독 선임 과정부터 프런트 선임, 용역업체 계약, 선수단 계약까지 열거가 어려울 정도다. 특정 에이전트와의 유착 의혹은 계속됐고, 이를 비판하는 서포터스와는 각을 세웠다. 정점은 선수 선발 테스트 비리였다. 흙속의 진주를 찾겠다는 의도 속 시작된 선수 선발 테스트에서 점수 조작 의혹이 붉어졌다. 결국 이로 인해 김 호 체제가 무너졌다. 고종수 감독도 경질됐다.
새로운 집행부에서도 실기는 이어졌다.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선수에서 문제가 터졌다. 공식발표 후 에이즈 감염 사실이 밝혀졌고, 계약해지 과정에서 병명을 공개하며 선수 인권 문제까지 불거졌다. 일련의 아마추어 행정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단에게 돌아갔다. 경험이 풍부한 이흥실 감독 조차 본적이 없을 정도의 패배주의가 선수단에 팽배했다. 경기를 잘하고도 고비를 넘지 못하고 패하는 경기가 많았다. 이 감독은 "여러 상황들이 선수단 분위기까지 흔들고 있다. 훈련 과정에서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워낙 오랫동안 멍이 들어 있어서 멍을 빼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생채기를 치유하려면, 결국 스스로 움직이는 수 밖에 없었다. 지난달 22일 최용규 대표이사가 지역지 기자들을 만나 그간 벌어진 일들에 대해 팬들과 대전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에이즈 감염 사실로 계약을 해지한 외국인 선수의 케어에도 집중했다. 최 대표이사는 "브라질 현지에서도 선수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원 소속구단과 협의를 했다. 더이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일이 잘 풀렸다.
급한 불을 끈 대전은 선수단 보강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감독 역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선수 영입'을 꼽았다. 포지션별 불균형이 심해 제대로 전술을 짜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대전은 일단 이인규 박민규 김태현 김 찬, 4명을 동시에 데려왔다. 윤신영 이지솔 외에 자원이 부족한 수비쪽에 보강이 집중됐다. 외국인선수도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 하마조치와 안토니오를 데려오며 키쭈의 짐을 덜어줬다.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대전은 3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안산과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2 22라운드에서 2대0으로 이겼다. 14경기 연속 무승, 최근 7경기 연속 패배의 수렁에서 벗어나 얻은 감격의 승리였다. 5연패에 빠졌던 이 감독은 부임 후 첫 승에 성공했다. 전반 18분 키쭈의 선제골로 앞서나간 대전은 38분 안토니오가 추가골을 넣으며 안산을 제압했다. 새로운 외국인선수의 득점에, 무실점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경기였다.
대전은 이번 승리로 반전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가운데 얻어낸 승리다. 선수단도, 사무국도 힘을 낼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선수단은 다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고, 새로운 변화를 준비 중인 사무국도 자신감을 더했다. 그래서 더 의미있는 승점 3이었다. 생채기 투성이였던 대전에 새 살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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