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최근 롯데 자이언츠는 경기 후 '5분 미팅'을 갖는다.
후반기부터 지휘봉을 잡은 공필성 감독 대행이 새롭게 만든 문화. 승패와 관계없이 그날 경기를 선수-코칭스태프가 다함께 돌아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것이다. 전반기를 최하위로 마치면서 침체된 팀 분위기를 선수들 스스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살려보려는 속뜻도 숨어 있었다.
8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공 감독 대행은 전날 울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대16으로 대패한 뒤 '5분 미팅'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그는 "선수들에게 '이런 경기도 있을 수 있다. 비록 졌지만, 서로가 힘이 될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4연패 뒤 4연승을 달리다 타선 침체-실수 연발 등 전반기 패배 공식을 그대로 답습했던 만큼 충격파가 만만치 않았던 승부. 하지만 공 감독 대행은 '냉정'과 '상생'을 강조할 뿐이었다. 취임 뒤 세운 자율야구의 기조엔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팬들이 납득하기 힘든 경기였을 것이다. 집중력을 만들지 못한 내 책임"이라며 "선수들 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도 많은 것을 배운 승부가 아니었나 싶다.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5분 미팅'의 힘이었을까. 12점차 대패 직후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평온함 속에서 경기를 준비했던 롯데는 이날 삼성을 상대로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면서 8대0으로 승리했다. 1회초 선두 타자 정 훈이 삼성 선발 투수 최채흥을 상대로 좌중월 솔로포를 친데 이어, 4회초 강로한의 3루타로 추가점을 얻었다. 5회초엔 타자 일순하며 6득점 '빅이닝'을 만들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하루 전 '알까기', '폭투'로 얼룩졌던 수비 역시 언제 그랬냐는 듯 안정감을 찾았다.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던 서준원은 이날 6이닝 3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치면서 시즌 3승(6패)을 수확했다.
여전히 가시밭길을 걷고 있지만, '투혼'마저 꺾이진 않았다. 자율과 소통의 힘이 바꿔놓은 롯데의 오늘이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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