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중고 신인' 하재훈(SK)의 놀라운 데뷔 시즌 활약은 계속된다. 조용준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이제 역대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에 도전한다.
하재훈은 올해 SK 와이번스가 발견한 보물 중 하나다. 마이너리그를 거쳐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SK의 지명을 받은 그는 야수에서 투수로 정식 포지션 변화에 나섰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SK는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강하고 싱싱한 어깨를 가진 하재훈의 잠재력에 무게를 실어줬고, 시즌초부터 경쟁자들을 제치고 마무리 보직을 꿰찼다. 무서운 기세로 뒷문을 잠근 하재훈은 현재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철벽 마무리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10일 잠실 LG 트윈스전은 그래서 더 특별한 등판이었다. 2-0으로 앞선 SK는 9회말 마지막 수비를 앞두고 마무리 하재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재훈은 깔끔하게 경기를 끝냈다. 선두타자 김현수를 투수 앞 땅볼로 직접 처리했고, 유강남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후 카를로스 페게로까지 2루수 땅볼로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쳤다. 1이닝 퍼펙트. 하재훈의 올 시즌 28번째 세이브였다.
이로써 하재훈은 KBO리그 역대 신인 투수 최다 세이브 기록인 2002년 조용준(현대)의 28세이브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아직 시즌 후반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하재훈의 세이브는 리그 역사를 새로 쓰는 셈이 된다. 물론 하재훈은 고교, 대학 졸업 직후 KBO리그에 데뷔 한 '순수 신인'은 아니다. 하지만 투수 경력이 많지 않은데다, 요즘처럼 철저한 보직 분업화가 이뤄지는 시대에 데뷔 시즌부터 풀타임 마무리로 기록을 챙긴다는 자체로 대단하다. 역대 최강 마무리 투수로 꼽히는 오승환(삼성)도 데뷔 시즌인 2005년에는 중간과 마무리로 포지션을 옮기며 11홀드-16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의 SK와 올해 SK의 가장 큰 차이점도 여기에 있다. 그동안 SK는 강한 선발진, 홈런 타자들이 즐비한 타선을 갖췄지만 고질적인 뒷문 불안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하재훈이 마무리로 중심을 잡자 나머지 필승조 투수들의 역할도 안정이 됐다. 계획된 이닝 분할을 칼같이 지켜내면서 투수 운용에도 훨씬 여유가 생겼다. SK가 압도적인 1위를 달릴 수 있는 가장 큰 비결이다. 앞으로 하재훈의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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