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다. KIA 타이거즈의 마무리 투수 문경찬(26)에게 '삼성 징크스'가 생길 위기다.
문경찬은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4-2로 앞선 8회 말 2사 1, 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다린 러프에게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역전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4대5로 뼈아픈 역전패를 한 KIA는 5연승에 실패했다.
볼 배합이 다소 아쉬웠다. 문경찬은 러프에게 4구째 홈런을 허용했다. 헌데 공 4개가 모두 직구였다. 좌우 로케이션만 됐지만 구종은 모두 한결 같았다. 중요한 건 러프가 문경찬의 직구를 노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경기가 끝난 뒤 러프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었다. 러프는 "홈런 이전 안타가 없었지만 타석에서 좋은 타이밍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바뀐 투수(문경찬)를 상대로 예전 경험을 살려 직구를 노렸고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러프는 문경찬이 빠르지 않지만 회전력이 좋아 볼끝이 살아있는 직구로 정면대결을 펼칠 것이란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때 마침 문경찬의 140km짜리 직구가 실투성으로 한복판에 몰렸고 힘이 좋은 러프가 풀스윙을 하지 않았음에도 담장을 넘길 수 있었다.
문경찬은 삼성만 만나면 잘 풀리지 않는다. 올 시즌 불펜요원으로 리드를 당하고 있을 때 2차례, 마무리로 4차례, 총 6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마무리 등판만 놓고 보면 2차례는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다만 점수를 크게 앞서 있는 상황에서 나온 터라 세이브는 추가하지 못했다.
나머지 2차례는 블론세이브였다. 7월 9일 대구 삼성전에선 2-0으로 앞선 9회 말 3안타 3볼넷 3실점하며 팀 승리를 지켜내지 못한 바 있다. 특히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였다.
마무리 투수는 스트레스 지수가 다른 투수들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문경찬도 자칫 트라우마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러나 2연속 블론세이브로 좌절할 때도 일어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코칭스태프의 믿음이었다. 당시 박흥식 감독대행은 "꽃길만 걸을 수 없다, 그렇게 자신감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해줬다. 한 번도 맞지 않을 수는 없다. 성격이 긍정적이고 씩씩한 투수라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문경찬은 러프에게 맞은 홈런이 잊혀지지 않을 수 있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허용한 홈런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유일한 피홈런이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는 건 심적으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이다. 그러나 언젠가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야구다. 또 낙천적인 성격으로 이 고비를 넘어야 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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