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 문제를 알고, 심각성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력조차 않는다? 이는 다분히 '고의적'이다. 키움 히어로즈 포수 박동원의 독특한 스윙에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상대 포수들을 노리는 이른바 '킬러 스윙'.
지난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박동원의 방망이가 상대 포수 이성우의 팔을 그대로 직격했다. 스윙을 한 뒤 팔로스루 과정에서 방망이 끝이 포수를 때리는 괴이한 궤적. 당시 이성우는 통증으로 교체됐다.
박동원의 스윙 뒤 배트 돌리기에 리그 포수들이 줄줄이 쓰러지고 있다. 지난 5월 KT 위즈 포수 장성우는 머리가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롯데 자이언츠 나종덕, 두산 베어스 박세혁, 한화 이글스 지성준, SK 와이번스 이재원, NC 다이노스 정범모 등 수년간 여러 포수가 피해를 봤다. 올해만도 최소 4차례 이상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원인은 박동원의 독특한 스윙 매커니즘. 박동원은 아마추어 때부터 지금 스타일의 스윙을 고수하고 있다. 프로가 되면서 스윙은 더욱 다이내믹해지고 아크는 더 커졌다. 박동원은 배터스 박스 맨 뒤(포수 쪽)에 바짝 붙는다. 이는 수많은 타자들이 쓰는 방법이다. 타자는 투수에게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구위가 떨어진 볼을 가격할 수 있다. 또 변화구 대처가 쉬워진다.
투수들은 어떻게든 몇cm라도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타자들은 반대다. 투수와의 거리가 멀어지면 그만큼 유리하다. 박동원의 경우 스윙 뒤 오른발이 뒤로 밀리면서 과도한 팔로스루를 한다. 스윙에서 임팩트존을 지난 뒤 오른손을 놓으면서 왼손을 길게 회전시키는데 이때 오른발이 뒤로 밀리고 몸이 휙 돌아간다. 크게 원을 그린 배트 끝은 뒤에서 포구를 준비중인 포수의 팔이나 머리, 어깨를 직접 향한다. 주로 헛스윙 때 이같은 현상이 반복된다. A감독은 "박동원 본인도 포수면서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나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동원은 자신도 상대 타자의 배트에 맞은 적이 있다며 직접 해명을 피했다. 실제 박동원은 과거 타석에 선 양의지(두산 베어스 시절)의 배트에 맞은 적이 있다. 하지만 피해자라고 해서 다른 이를 상대로 가해자가 될 권리는 없다.
잊을만 하면 문제가 반복되자 질타는 증폭되는 모양새다. 박동원의 최근 연이은 물의도 논란을 키운다. 박동원은 지난해 원정경기 도중 후배 조상우와 함께 새벽 술자리와 성추문 논란(성폭행은 무혐의)에 휘말려 1년 가까이 허송세월 했다. 최근에는 심판 판정에 항의, 욕설과 함께 휴지통(정수기도 포함)을 걷어차기도 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전자는 개인적인 처신, 후자는 경기중 처신이 문제였다.
이번 스윙 논란은 이에 못지 않다. 장성우의 경우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 했다.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본인 고유의 스윙 패턴이라 쉽게 고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상해를 가한 뒤 사과하는 것은 최선이 아니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본인이 노력해도 안되면 억지로라도 고칠 수 있도록 구단이 도와줘야 한다. 어떤 경우에라도 남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행위는 야구를 떠나 사회규범으로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시즌후 교정이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감안, 지금이라도 당장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켜 2군에서 편안하게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물론 치열한 순위 다툼중인 키움 구단이 이를 받아들이거나, 개인최고 성적(14일 현재 타율 3할1푼3리 9홈런 43홈런)을 구가중인 박동원이 이같은 긴급조치 수용을 자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더는 미룰 수 없다. 언제든 더 큰일이 생길 수 있다. 이후에는 땅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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