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이날도 홈플레이트 뒤편 관중석 상단에는 스피드건을 든 외국인 무리가 자리를 잡았다. 롯데 자이언츠전 선발 투수로 예고된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의 투구를 지켜보기 위해 모인 메이저리그 소속 스카우트들이었다. 시카고 컵스, 뉴욕 메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 6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가 집결했다.
이들의 발걸음은 이제 낯설지 않을 정도. 지난해 김광현이 재활을 마치고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뒤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 당시 선발 예고됐던 김광현이 우천 취소로 휴식을 취해 한 차례 헛걸음을 했던 이들은 롯데전에서 김광현이 마운드를 지키는 내내 투구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경기 초반 김광현의 투구 내용은 썩 좋지 못했다. 1회초 2사후 전준우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데 이어, 이대호가 친 타구에 글러브를 낀 오른손을 맞으면서 잠시 투구를 중단하기도 했다. 제이콥 윌슨과의 승부에선 볼 판정 이후 마운드 앞에 주저앉으며 탄식을 내뱉는 등 평정심을 찾지 못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김광현은 스스로 위기를 돌파했다. 민병헌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면서 실점 위기를 넘긴 김광현은 삼진 두 개를 곁들여 2회를 삼자 범퇴 처리했다. 3회엔 1사 1, 2루 상황에서 롯데 4번 타자 이대호에게 초구로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1회 27개였던 투구수는 2회부터 10개 중반으로 크게 줄였다. 6이닝 3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최고 구속 152㎞에 슬라이더와 투심, 커브 등 자신의 무기를 확실하게 선보이며 시즌 15승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김광현은 SK에서 두 시즌을 더 뛰어야 FA자격을 얻는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해도 규정대로면 당장 이뤄질 수 없는 상황. 이럼에도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모양새다. 2013시즌을 마친 뒤 '대승적 결단'을 통해 오승환의 해외 진출을 도왔던 삼성 라이온즈처럼 SK의 '특단'이 전제 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 야구계에선 SK의 한국시리즈 2연패 및 개인 성적, 포스팅 시 메이저리그 팀들이 제시하는 조건 등 다양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김광현 해외 진출' 공식이 성립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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