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FC는 '괴물 공격수' 펠리페(27)만 막으면 힘을 못 쓴다? 아주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답도 아니다. 압도적인 피지컬과 수준 높은 득점력을 장착한 펠리페 외에도 상대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무기'가 많다.
최근에는 이으뜸(29)의 왼발 프리킥이 가장 믿을 만하다. 이으뜸은 지난 17일 우승 경쟁자 부산 아이파크와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2 24라운드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42분 천금과도 같은 프리킥 골을 넣었다. 예리하게 감아 찬 왼발 프리킥이 수비벽을 넘어 골문 우측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1대1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면서 부산 선수들이 땅을 치게 만든 이으뜸의 올 시즌 4호 프리킥 골이다. 5월 4일 전남 드래곤즈전, 6월 2일 FC 안양전, 6월 16일 부천 FC전에서도 프리킥 득점에 성공했다. 당연히 현시점 K리그2 프리킥 득점 단독 선두다. 한 시즌에 직접 프리킥으로만 4골 이상 기록한 '인간계' 선수는 흔치 않다.
안양전에선 하프라인 부근 장거리 프리킥이 그대로 득점으로 이어지는 행운이 따랐지만, 다른 2경기에선 각각 골문 우측 하단과 좌측 하단에 정확히 꽂혔다. 프리킥 위치, 골문 상단과 하단 등 표적 위치를 가리지 않았다. 그만큼 다양한 프리킥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골키퍼가 막기 쉽지 않다.
이으뜸은 2013년 FC 안양에서 프로에 데뷔해 프로 7년째인 올 시즌 전까지 프리킥으로 득점한 적이 없다. 득점도 2014년 강원 FC을 상대로 넣은 골이 유일했다. 한국나이 서른을 맞이한 올해 개인 경력 최다골을 경신했고, K리그2 선두팀의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광주 관계자는 "흔히 이으뜸의 프리킥을 보면서 '각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회전을 강하게 줄 수 있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다고 하는데, 유명 맛집의 레시피처럼 공개하진 않고 있다"며 웃었다.
이으뜸은 21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다른 비결은 없다. 연습을 많이 한다. 훈련을 마치고 30분 정도 프리킥 훈련을 따로 한다. 그때그때 다른데, 한 번에 50~80개 정도 차는 것 같다. 훈련을 마치고 윤평국 등 동료 골키퍼들과 프리킥에 대한 대화를 나누곤 한다"고 말했다.
포지션이 같은 레프트백이고, 특출난 왼발 프리킥 능력을 장착한 알렉산다르 콜라로프(33·AS 로마)를 평소에 유심히 관찰해왔고, 최근에는 놀라운 프리킥 능력을 선보이는 리오넬 메시(31·FC 바르셀로나)의 영상을 찾아본다고 이으뜸은 말했다. 그러면서 "메시의 프리킥을 보면 다양하다. 그 점을 보고 배우려고 한다. 내 목표는 메시처럼 골키퍼가 예측하기 어려운 프리킥을 차는 것"이라고 했다.
이으뜸이 득점한 4경기와 도움을 기록한 2경기에서 광주는 4승 2무, 승점 14점을 획득했다. 본업이 측면 수비수이지만, 득점 기여도가 어느 공격수 못지 않다. 이으뜸은 "내가 잘해서라기 보단 동료들이 많이 양보해줬기 때문에 프리킥 득점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자신감도 늘었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더 커졌다. 광주가 승격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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