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LG 트윈스의 대체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32)는 그야말로 '복덩이'였다.
페게로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 6번 겸 1루수로 선발출전,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하며 팀의 6대4 역전승을 이끌었다.
눈길을 끈 건 두 차례 허슬 플레이(몸을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였다. 4회 각각 수비와 타석에서 한 차례씩 허슬 플레이를 펼쳤다. 먼저 2-3으로 뒤진 4회 초에는 수비가 빛났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주찬을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 이닝을 종료시켰다. 1m95, 117㎏의 육중한 몸을 던져 타구를 낚아챘다. 타구를 잡은 뒤 곧바로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페게로는 동료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번에는 4회 말 공격 때 허슬 플레이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 카운트 2B-2S에서 상대 선발 임기영의 6구 138km짜리 직구를 노려쳐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타구는 평범했다. 그러나 페게로는 1루 베이스를 밟은 뒤 2루로 뛰기 시작했다. 화들짝 놀란 KIA 중견수 이창진은 재빠르게 2루로 송구했지만 페게로가 먼저 2루에 안착했다. 페게로의 야구센스가 잘 드러난 장면이었다.
페게로의 기습 2루타는 결정적으로 LG 타자들에게 자극제가 됐다. 후속 김민성이 볼넷을 얻어내는 등 2사 1, 2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온 전민수가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이 때 페게로가 홈을 밟았다. 운도 따랐다. KIA 중견수 이창진이 송구에 집중한 탓에 볼을 잡지 못하고 뒤로 흘리는 바람에 1루 주자 김민성도 득점에 성공할 수 있었다.
페게로는 5-4로 불안한 한 점차 리드를 지키던 8회 말에도 무사 3루 상황에서 공을 잡아당겨 2루수 쪽으로 보내면서 3루 주자가 안전하게 홈을 밟을 수 있도록 희생했다.
이날 잠실구장을 찾은 1만1806명의 관중들은 페게로의 허슬 플레이에 열광했다. 비가 내려 습도까지 높아 불쾌지수가 높아진 그라운드의 자양강장제였다. 잠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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