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25일 부산 사직구장.
9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NC 다이노스 이명기와 마주한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손승락은 부러진 배트에 오른쪽 어깨를 강타 당한 뒤 쓰러졌다. 타자 주자 아웃 뒤 선수들이 마운드로 몰려 들었고, 어깨를 부여 잡고 쓰러진 손승락을 걱정스레 바라봤다. 다시 일어선 손승락은 OK사인을 보내며 투구를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고, 결국 제이크 스몰린스키를 좌익수 뜬공 처리하면서 팀의 5대4 승리, 7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다. 이날 1세이브를 추가한 손승락은 KBO리그 역대 두 번째 27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경기 후 만난 손승락은 "부러진 배트의 날카로운 부위에 살이 베여 피가 좀 났다. 상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스몰린스키를 상대할 때 이미 피가 흐르는 상황에서 공을 뿌렸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터라 내색없이 공을 뿌렸다. 그는 "지금 팀 상황에서 내 기록을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다. 그저 던지고 막는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손승락은 올 시즌 중반 마무리 보직을 내놓고 불펜으로 전환했다가 후반기 공필성 감독 대행과 면담 뒤 다시 마무리로 복귀했다. 손승락은 공 감독 대행과의 면담에서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후문. 손승락은 "나 스스로 납득을 해야 마무리 보직을 내놓든 은퇴를 하든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다. 안된다는 생각이 들면 언제든 미련없이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을 감독님께 말씀드렸더니, 감독님이 '그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라고 해주셨다. 그저 팀이 맡겨주면 내 역할을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끝판대장' 오승환의 귀환도 손승락에겐 좋은 자극제다. 손승락은 "오승환이라는 뛰어난 투수를 바라보고 던졌기에 나도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기록은 중요치 않다. 내 역할을 잘 수행하고 팀 승리도 따라오는게 중요하다. 오승환처럼 좋은 선수가 다시 돌아와 던지는 모습을 본다면 내게도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승락은 "당장 팀이 가을야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라커룸, 더그아웃에서 노력하는 선수들처럼 나 또한 후배들 앞에서 내 임무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세이브가 이제는 내 야구 인생의 한 조각이 되어가는 것 같다"며 "비록 지금은 낮은 자리지만, 나는 아직도 롯데와 함께 우승하는 꿈을 꾸고 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언젠가는 팀과 함께 웃을 날을 꿈꾼다"고 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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