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 현재, 개인 공격포인트 1위는 테무 푸키(29·노리치 시티)다. 이 핀란드 골잡이는 5골 1도움을 올리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노리치의 다니엘 파크 감독(42)은 지난 17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푸키의 활약이 "천둥 번개를 동반한 뇌우" 같았다고 표현했다.
푸키는 단 12개의 슛으로 5골을 만들었다. 세계 최고의 리그로 여겨지는 EPL 데뷔시즌이라는 점에서 그의 시즌 초반 활약상은 놀라울 따름이다. 더구나 소속팀 노리치는 지난시즌을 통해 EPL로 승격한 팀으로, 3경기에서 1승 2패(7실점)한 점에서 알 수 있듯, 유력한 강등후보다. 그런 팀에서 푸키가 요샛말로 '하드캐리'를 하고 있으니, 주목도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를 보며 '지난시즌 챔피언십(2부)에서 29골을 넣은 만큼 잘할 거란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핀란드 이웃나라 스웨덴 출신의 슈퍼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LA 갤럭시)도 지난 6월 인터뷰에서 "이제 EPL의 엘리트를 상대해야 하므로 다음시즌 더 힘들 것이다. 경험상 EPL에서 득점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는데, 푸키는 즐라탄 뺨칠 정도의 수준 높은 골 결정력을 보여줬다. 핀란드 언론은 푸키의 수식어로 '파워' '퍼펙트'를 붙인다.
하지만 푸키의 과거는 화려했던 즐라탄과는 달랐다. 핀란드 올해의 신인선수상을 받고, 18세에 스페인 강호 세비야에 입단한 '특급 신인'이었다. 하지만 세비야 적응에 실패한 푸키는 이후 가시밭길을 걸었다. 가능성을 인정받아 샬케 04(독일)와 셀틱(스코틀랜드)에 잇달아 입단하는 데까진 성공했으나, 2% 부족한 활약으로 두 클럽에서 모두 자리잡지 못했다. 당시 셀틱 감독 닐 레넌(48)이 훗날 인터뷰에서 "누구? 아, 그 후보 선수?"라고 말할 정도 존재감이 없었다.
자존감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로 급기야 2014년 덴마크 무대로 떠났다. 하지만 브뢴뷔 입단은 결과적으로 최고의 선택이었다. 충분한 출전 기회를 부여받으며 단점도 극복해갔다. 체격적으로 더 강해지고, 더 직선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했다. 올 시즌 리버풀, 첼시 수비수를 괴롭히고 골문을 열어 젖힌 바로 그 플레이가 이때 완성됐다.
푸키는 2018년 여름 커리어 7번째 팀으로 잉글랜드 2부팀 노리치를 택했다. 푸키는 29득점으로 노리치에는 승격을 선물했다. 자신은 챔피언십 최고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는 "요즘 축구계에선 이적료가 점점 올라간다. 노리치는 이적료 한 푼 들이지 않고 나를 영입했다. 그들에겐 아주 좋은 딜이었다"며 웃었다.
핀란드 대표팀은 '레전드' 야리 리트마넨(48) 이후 뚜렷한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하지 못했다. 발트해 연안의 코트카 출신인 푸키가 바통을 건네받았다. 많다면 많은 29세의 나이로 느즈막이 EPL에 데뷔해 빛을 발산하고 있다. 핀란드 대표로 74경기 18골을 기록한 그는 내년 핀란드 역사상 첫 유로 본선 출전도 노린다. 노란색으로 대표되는 '카나리아'(노리치 애칭)와 '수리부엉이'(핀란드 대표팀 애칭) 팬들에게 있어 푸키는 산타클로스 같은 존재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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