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아쉬움을 삼킨 순천효천고 투수 김진섭(18)이 대학 진학으로 반전을 꾀한다.
30일부터 기장에서 열리는 제29회 WBSC 기장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이 대회 때문에 지난 26일 열린 2020 KBO 신인드래프트에는 1차 지명으로 뽑힌 6명의 선수만이 참석했다. 청소년 대표 20명 중 2학년과 1차 지명자를 제외하면 3학년 12명이 이번 드래프트 대상자였다. 이들은 차례로 10개 구단들의 선택을 받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의 상위 라운드에서 선택을 받았다. 드래프트 막판 경남고 외야수 이정우가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았지만, 김진섭의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았다. 이번 청소년 대표 3학년 중 유일한 미지명자. 현장에서도 충격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김진섭은 1m80, 75kg의 체격 조건을 갖춘 사이드암 투수다. 초등학교 4학년 처음 야구를 시작한 그는 경운중 1학년 시절, 오버핸드 투수에서 사이드암 투수로 변신했다. 바뀐 스타일로 좋은 결과를 얻었고, 쭉 잠수함 투수로 성장했다. 제주고를 거쳐 3학년을 앞두고 순천효천고로 전학. 올 시즌 15경기에 등판해 8승무패, 평균자책점 2.95(64⅓이닝 21자책점)로 활약했다.
그러나 스카우트들은 "구속이 빠르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공 끝의 움직임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40㎞에 못 미치는 구속은 아쉬웠다. 전체적인 기량 자체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한 팀의 스카우트는 "고교 선수 중 사이드암 투수가 부족한 편이다. 김진섭은 그 중에 잘 던지는 투수이기 때문에 청소년 대표팀에 뽑혔다. 고교에선 공의 움직임으로 통하고 있지만, 프로의 시선에선 스피드나 제구 등 아쉬운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기대했던 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하면서 대학 진학을 택했다. 김진섭은 29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통화에서 "드래프트 결과가 많이 아쉽다. 그래도 하루하루 지나면서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다"고 했다. 합숙 중인 동료들은 모두 프로의 선택을 받은 선수들. 위로도 잊지 않았다. 김진섭은 "가족도 그렇고, 주변에서 괜찮다고 말해줬다. 동료들은 대학에 갔다 와서 프로에서 다시 만나자고 얘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부족한 점을 잘 알고 있다. 김진섭은 "제구나 공의 움직임에선 어느 정도 장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도 스피드 면에서 부족하다는 것을 안다. 사실이다"고 했다. 보완점도 뚜렷하다. 대학교에서 보낼 4년의 시간이 김진섭의 드래프트 재도전의 성패를 가른다. 그는 "몸을 키우고, 스피드를 향상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래도 대졸이나 육성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희망이 있다고 본다"면서 "나중에는 두산 베어스의 박치국 선배처럼 던지고 싶다. 자신감이 넘치는 피칭과 그 스피드가 부럽다"고 밝혔다.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는 김진섭의 기량을 야구팬들에게 보여줄 중요한 기회다. 그는 "대회에서 내가 이렇게 더 잘 할 수 있다는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목표는 우승이다"라고 했다.
한편, 한국은 기장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호주, 네덜란드, 캐나다, 니카라과, 중국과 같은 A조에 속했다. 예선 풀리그 방식으로 순위를 가린 뒤 A조와 B조(일본, 미국, 대만, 파나마, 남아공, 스페인) 각 1~3위 팀들이 슈퍼라운드에 진출. 슈퍼라운드에선 팀들이 각각 다른 조에 속했던 세 팀과 맞대결해 종합 성적을 산출한다. 9월 8일 최종 1~2위 팀들이 결승전을 치르며, 3~4위 팀들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슈퍼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한 팀들은 순위 결정전에 나간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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