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반등이 아닌 체질의 문제일까.
롯데 자이언츠는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가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0대4로 완패했다. 선발 투수 장시환이 5⅔이닝 동안 2실점(1자책)으로 고군분투 했으나, 타선이 침묵하면서 결국 영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 내용은 단장-감독 동반 퇴진 뒤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롯데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이날 롯데는 시즌 팀 실책 100개를 채웠다. 0-1로 뒤지던 4회말 키움 선두 타자 박병호가 친 평범한 뜬공을 2루수 전병우가 우측 선상까지 달려가 글러브를 내밀었다. 1루수 제이콥 윌슨, 우익수 손아섭이 함께 달려갔지만, 타구는 전병우의 글러브에 맞고 튀었고, 박병호는 3루까지 내달려 후속 타자 제리 샌즈의 땅볼 때 홈을 밟았다. 8회말엔 2사 1루에서 김혜성이 친 우중간 안타에 손아섭이 글러브를 내밀었지만 포구하지 못했고, 결국 1루 주자 박동원이 홈인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두 차례 실책이 모두 추격 가능성이 열린 상황에서 뼈아픈 결정타가 됐다. 6회말 전병우가 키움 김하성의 중전 안타에 일명 '만세'를 부른 것, 박동원의 홈 쇄도 상황에서 유격수 강로한의 늦은 송구 모두 기록되지 않았을 뿐 실책과 다름 없는 플레이였다.
연봉 총액 1위 타선은 이날도 무기력증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4회까지 키움 선발 투수 에릭 요키시에게 퍼펙트 굴욕을 당했다. 민병헌-손아섭으로 이뤄진 테이블세터진은 삼진, 병살타 각각 1개씩을 포함해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3번 타자 윌슨이 2안타로 분전했으나, 4번 이대호가 삼진 2개(4타수 1안타), 5번 전준우도 무안타로 침묵했다. 28일 울산 LG 트윈스전에서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가져갔던 여운은 채 하루도 안돼 사라졌다.
좀처럼 추진력을 받지 못한 채 무너지는 롯데의 현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 야구계에선 '대행 체제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감독 교체라는 충격 요법이 단기적으로는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있지만, '대행' 꼬리표가 붙어 있는 임시 사령탑의 팀 장악에는 결국 한계가 있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응집력도 흐려질 수밖에 없다는 것. 후반기 초반 4연승을 기록하던 롯데가 7연패를 겪으면서 이런 흐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공필성 감독 대행은 최근 베테랑 중용 기조를 바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 몫을 못하는 베테랑, 흐려지는 집중력 속에 과연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에 의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공 감독 대행은 키움전을 앞두고 "젊은 선수들이 실수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경험도 있어야 성장하는 계기도 만들어진다"며 "부족한 모습이 보이더라도 선수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바람과 달리 롯데 선수단은 여전히 나사 풀린 플레이를 반복하고 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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