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기(氣) 받으러 갑니다."
K리그가 2주일 간의 A매치 휴식기(3∼13일)를 받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황금같은 휴식이다. 올스타브레이크와 6월 A매치 주간에 잠깐 쉰 것을 제외하고 쉼없이 여름 무더위를 보냈다. 체력 하락이 본격화될 시점이다.
금쪽같은 시간을 허투루 보낼 수 없다는 게 K리그 모든 구단의 공감대다. 열흘 남짓의 시간이면 국내 가까운 적정 장소를 찾아 미니 전지훈련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구단이 조용한 휴식을 선택했다. 각 구단에 확인한 결과 K리그 총 22개팀(K리그1 12개+K리그2 10개) 가운데 잠깐이나마 전지훈련을 선택한 팀은 FC서울과 성남, 아산이었다.
나머지는 각자 클럽하우스에서 평소 스케줄을 소화하기로 했다. 대부분 K리그1 구단이나 부산아이파크, 전남 등 1부리그에 속했던 기업구단의 경우 지리적인 기상 여건이 좋은 데다 클럽하우스 훈련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전지훈련을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
다만 선수들의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보양식 등을 휴식기에 제공하고 휴가시간을 늘려줘 지루한 일상을 달래줄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수원 삼성의 경우 오는 18일 화성FC와의 FA컵 4강 1차전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부족한 경기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지훈련을 선택한 3개팀은 공교롭게도 모두 강원도를 찾는다. FC서울은 강릉(5∼7일), 성남은 고성(4∼10일), 아산은 홍천(6∼10일)에 미니 캠프를 차린다.
흥미로운 점은 장소는 다르지만 각자의 사연은 같다는 것. 기분좋은 기(氣)를 받기 위해서다. 서울은 강릉 경포대해수욕장 인근의 유명 휴양시설인 L리조트에 다녀오기로 했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리프레시(Refresh)에 우선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서울 선수단은 지금 분위기 전환이 급선무다. 상반기에 이변이라 불릴 정도로 잘나가가다 7월 이후 경기력이 급격히 추락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다.
때마침 주세종 이명주가 병역의무를 마치고 합류했으니 팀에 빨리 녹아들게 하기 위해 기존 선수들과 어울릴 시간도 필요했다. 짧은 2박3일이지만 경포해변의 리조트에서 함께 지내도록 하는 게 제격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쉴 수는 없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피로가 누적된 선수들을 위로하고 힐링타임을 갖도록 하겠지만 축구 전용 그라운드도 준비해놨다. 훈련할 때는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빡빡하게 돌릴 것"이라면서 "남은 10경기를 어떻게 치를 것인지 의기투합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최 감독이 강릉을 선택한 이유는 기분좋은 추억때문이다. 과거 서울에서 리그 우승,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등 황금기를 보낼 때 매년 빠지지 않고 찾았던 곳이 강릉이었다고 한다.
성남은 고성에서 평소 프로그램대로 훈련을 가진 뒤 9일 돌아오는 길에 홍천을 들러 아산과 '회동'한다. 아산을 상대로 연습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시즌 중 국내 전지훈련을 거의 하지 않았던 성남이 고성을 찾는 것은 지난 6월 A매치 휴식기에 이어 두 번째다. 올시즌 구단 수장으로 취임한 이재하 대표는 "고성의 좋은 기를 받고 오겠다"며 최 감독과 같은 '기'를 언급했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5월 4연패에 빠졌던 성남은 고성을 다녀온 뒤 2연승 포함, 무패행진으로 반전했다. 최근 3연승 뒤 다시 주춤해진 성남으로서는 '고성 약발'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는 최 감독이 강릉의 기운으로 서울 전성기를 이끌 때 구단 단장으로 함께 일했다. 이제는 이 대표가 고성의 새로운 '맛집'을 발굴한 셈이다. 과연 어느 쪽의 기가 셀까. 휴식기가 끝나면 서서히 드러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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